국토교통부가 경부고속도로 개통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기념비에 건설을 주도한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언급이 아예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경북 김천에 위치한 경부고속도로 추풍령휴게소에 총 2개로 구성된 ‘준공 50주년 기념비’가 지난달 30일 세워졌다.
왼쪽 것에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 명의로 “(경부고속도로는) 5000년 우리 역사에 유례없는 대토목공사이며, 조국 근대화의 초석이 되고 국가발전과 국민생활의 질을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국민정신 고취에 크게 기여했다”는 문장이 새겨져 있다.
그 오른쪽에는 이한림 당시 건설부 장관을 비롯해 건설부 관계자와 국방부 건설공병단 장료, 시공 업체 직원 등 531명의 명패석이 들어섰다.
그러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다. 좌승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기념비에 박정희 대통령 이름이 없다는 것이 너무 황당하다. 대통령이 내린 결단에 대해 이름 석 자는 쓰는 게 도리가 아닌가”라고 매일경제에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문장이 새겨진 준공기념탑이 바로 옆에 있다”며 “명패석(기념비)는 건설참여자 위주로 만든 것”이라고 매체에 해명했다. 국토교통부도 “(이번 기념비는) 당시 공사에 직접 참여했던 분들의 노고를 기린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1964년 서독 아우토반 방문을 계기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7년 제6대 대통령선거 당시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고 이후 정부는 1968년 서울-수원-오산(46.4㎞) 구간, 1969년 오산-천안-대전(106.6㎞) 구간과 대구-부산(123㎞) 구간, 1970년 대전-대구(152㎞) 구간을 차례로 개통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