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브라질 대통령, ‘부작용 경고’ 클로로퀸 복용한다

입력 2020-07-08 09:50 수정 2020-07-08 09:53
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양성반응보우소나루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국영 TV에 나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받은 사실을 밝혔다. 국영 TV브라질

코로나19는 가벼운 독감에 불과하다며 마스크도 쓰지 않는 등 기행을 거듭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국영 TV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시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일부터 기침과 고열 증세를 보였으며, 전날 38도까지 체온이 올라가는 등 증상이 악화돼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군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양성 판정 직후 평소와 달리 마스크를 쓴 채 관저 밖으로 나와 기자들에게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이것이 인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작용 논란이 일고 있는 말라리아 약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안전한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는 그간 클로로퀸의 사용 확대를 주장해왔다.

브라질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며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현재 관저에서 쉬고 있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 코로나19 대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그는 보건 당국의 마스크 착용 권고를 무시하고 마스크 없이 수도를 활보하며 지지자들과 접촉했다. 버스·택시 등 대중교통이나 음식점·미용실 등 다중이용시설 등을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에 대해서도 위헌적이라며 서명을 거부했다.

대통령의 코로나19 방치 속에 브라질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국가로 전락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2212명 늘어난 162만8283명으로 집계됐다. 미국(305만476명)에 이어 세계 2위다. 사망자 수도 6만5631명으로 미국(12만312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