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꼭두각시” WHO 탈퇴 ‘통보’…탈퇴 ‘완료’까진 미지수

입력 2020-07-08 08:39
실제 탈퇴까진 통보 이후 1년 지나야
바이든 대선 승리 시, 탈퇴 번복될 듯
트럼프, 코로나 대응 소홀 ‘책임전가’ 비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했던 WHO에 대해 탈퇴라는 극약 처방을 행동에 옮긴 것이다.

세계 최대지원국인 미국의 탈퇴 통보로 WHO는 운영의 위기를 맞게 됐다.

그러나 미국이 실제 탈퇴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미국 법에 따라 탈퇴 통보에 이어 완료까지 1년의 시간의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11월 3일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할 경우 미국은 WHO 탈퇴 의사를 번복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첫날, 나는 WHO에 재가입하고 세계 무대에서 우리의 지도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내에서도 WHO 탈퇴 반대 여론이 높은 것도 변수다.

미국은 지난 6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WHO 탈퇴서를 제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탈퇴 통보는 6일부로 효력을 발휘했으며, 탈퇴가 확정되는 것은 1년 후인 2021년 7월 6일이다.

WP는 미국이 WHO를 탈퇴하기 위해선 밀린 지원금을 다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현재 약 2억 달러(2400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구테흐스 총장은 탈퇴를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되는지 WHO와 함께 검증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 대변인도 “미국이 유엔 사무총장에게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하면서도 “우리는 현 단계에서 어떤 추가 정보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밥 메넨데즈 민주당 상원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의회는 대통령이 미국을 WHO에서 공식적으로 탈퇴시켰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이후 “WHO가 중국의 은폐를 돕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미국이 1년에 4억 5000만 달러를 내는데 중국은 4000만 달러밖에 내지 않는다”면서 중국에 대한 자금지원 중단을 압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WHO 탈퇴통보는 코로나19 대처에 소홀했다는 미국 내의 비판을 WHO에 돌리기 위한 책임전가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