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에 콘돔 끼워 성교육하려다가 항의 받았습니다”

입력 2020-07-08 08:04

전남 담영 모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바나나에 피임 기구를 끼우는 성교육을 하려고 했다가 학부모 반발로 관련 수업을 취소했다.

6일 해당 고등학교에 따르면 교사 A씨(30대)는 지난주 1학년 기술·가정과목 ‘임신과 출산’ 단원에서 콘돔 끼우기 실습을 하겠다며 학생들에게 바나나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이 학교는 남녀 공학으로 알려졌다.

성교육 수업을 전해들은 일부 학부모들이 “성범죄를 부추길 수 있다”며 학교에 전화해 항의했고, 결국 학교는 실습을 취소했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는 콘돔에 대한 정확한 사용법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아 실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수업을 준비했던 것”이라며 “학부모들의 지적을 수긍해 수업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잘못된 성지식이 잘못된 성적 관심을 부추긴다” “콘돔을 언제까지 부끄럽게 생각할 것인가” “피임 교육이 성범죄를 부추긴다는 건 옳지 못한 발상”이라며 해당 교사의 수업 방법을 옹호했다.

성을 금기시하고 부끄럽게 여기는 문화가 오히려 잘못된 성적 관심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반면 “제대로된 교구를 선정해 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며 바나나 같은 식품을 이용한 교육 방법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댓글도 있었다.

해당 성교육 수업이 논란이 되자 도교육청은 해당 고등학교와 교사에 대한 청문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