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환자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인구(약 3억3100만명)의 약 1%, 미국인 100명 중 1명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얘기다.
7일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04만여명, 사망자는 13만여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선 지난달 25일 일일 확진자가 처음 4만명을 넘어선 이후 매일 5만명 안팎의 환자가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30만명 이상이 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만큼 증가세가 가파르다.
최근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주는 뉴욕에 이어 누적 환자 수 2~4위를 기록했다. 이들 3개 주의 확진자는 각각 20만명이 넘는다.
사태가 심각한데도 독립기념일 연휴였던 지난 주말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뉴욕주 등 일부 해변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감염병 전문가인 로셸 월렌스키 박사는 6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그들의 행동이 미칠 영향에 대해 모르거나 무시하기로 체념한 것”이라며 “우리는 자유낙하 상태”라고 우려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생중계된 대담에서 최근 현상을 2차 유행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1차 유행을 극복하지 못한 단계에서의 재확산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4월 24일 3만9104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한동안 2만명 선을 유지하다 6월 중순부터 급격히 늘었다.
이런 통제불능의 상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한 주의 인구는 미국 전체의 57%지만 코로나19 발병률은 75%로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구 10만명당 사망자가 28명 이상인 500개 카운티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가장 빠르게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이 퍼뜨린 가짜 정보가 코로나19를 창궐하게 만들었다며 “코로나19 확산의 공모자 역할을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