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멱살잡이 등 ‘갑질’을 당하고도 점장의 강요로 되레 사과를 해야 했다는 울산 한 스타벅스 매장 직원의 호소 글이 공분을 모으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자신을 울산시 남구 한 스타벅스 매장 직원이라고 밝힌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고객이 라떼 2잔을 주문하기에 사이즈와 따뜻한 음료인지를 확인했다”며 “고객은 맞다며 결제를 했으나 음료가 나오자 대뜸 ‘따뜻한 것 1잔과 아이스 1잔을 시켰다’며 화를 냈다”고 당시 상황을 써내려갔다.
이어 “그래서 ‘고객님이 따뜻한 것 2잔 시키셨어요’라고 대답했을 뿐인데 그때부터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들었다”며 “다른 직원이 사과하며 음료를 새로 제공했는데도 (고객은) ‘매니저 나오라’며 소리를 질렀고 계속 욕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계속 욕을 하면 녹음을 할 수밖에 없다고 고지한 후 녹음을 시작하자, 고객이 휴대전화를 빼앗아 녹음된 부분을 지우고 부수려고 했다”며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멱살을 잡혔다”고 말했다.
A씨는 고객의 무분별한 행동에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직원인 자신을 전혀 보호하지 않은 점장의 대응에 더 좌절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점장은 고객과 갈등상황이 발생했을 때 응대자를 현장에서 배제해야 하는 매뉴얼이 있음에도 지키지 않았다”며 “고객에게 사과하라고 강요했고 나는 원하지 않는 사과를 강제로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사건을 알게 된 부모님 손에 이끌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한 달이 넘은 지금도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잘 수 없고 병원을 가는 것 외에는 집 밖에 나가는 것도 두렵다”고 고백했다. 또 “제 권리를 찾기 위해 용기 내 그 고객을 고소했다”고 덧붙였다.
이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퍼졌고 네티즌들의 분노를 끌어내고 있다. A씨 가족이 인터넷에 올린 ‘스타벅스 직원 폭행 사건 가해자 처벌 탄원서’에는 1만2719명이 참여했다. A씨 가족은 “내용을 정리해 경찰과 검찰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사회와 스타벅스라는 회사에 정의가 살아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