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조문한 데 이어 6일에도 정치인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오영훈 의원과 함께 빈소를 찾은 이낙연 의원은 안 전 지사 손을 잡고 “많이 애통하시겠다”며 위로했다. 이 의원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대변인을 맡아, 당시 노 대통령 보좌진이던 안 전 지사와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안 전 지사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인연을 맺은 전해철 전재수 강병원 의원 등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전해철 의원은 “광주교도소에 수감된 후엔 코로나 때문에 면회도 못했다”며 “건강이 중요한데 괜찮다고 해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병원 의원은 “안 전 지사가 살이 너무 많이 빠졌다”며 “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처지가 그러해서 자신의 도리를 다하지 못해 가슴 아파하는 것 같았고, (그런 모습을 보며) 눈물이 핑 돌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안 전 지사는 고려대 은사였던 최장집 명예교수의 문상을 받고는 눈물을 흘렸다. 안 전 지사와 대학 동문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힘내라고 딱 한 마디 했다”면서 “(안 전 지사는) 미안하다고 했다. 자기 처지가 미안하지”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대선 때 안 전 지사 캠프에서 함께 활동했던 변재일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빈소를 찾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강훈식 수석대변인도 안 전 지사를 찾아 위로했다. 이 대표는 수감 생활에 대해 물었고, 안 전 지사는 “아직 2년 정도 남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손학규 전 민생당 대표 등도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보수 진영에서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는 “어머님 잘 모시고 힘내라고 위로해줬다”며 “여야를 떠나 슬픈 일 당했을 때 서로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풍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박병석 국회의장 등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6일 오후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도 빈소를 찾았다. 강 수석은 대통령의 별도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 “조화를 보내셨다”는 말로 대신했다.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가 확정돼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안 전 지사는 전날 법무부의 형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이날 새벽 3시쯤 빈소에 도착했다. 수감자에게 제공되는 티셔츠 차림으로 도착해 상복으로 갈아입은 그는 “어머님의 마지막 길에 자식된 도리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의 모친 국중례씨는 지난 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정치권의 조문 행렬에 대해 정의당과 국회 내 여성 보좌진이 모인 단체 ‘국회페미’ 등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놨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안 전 지사 사건은 정치 권력과 직장 내 위력이 바탕이 된 범죄”라며 “민주당 대표, 원내대표,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걸고 조화를 보낸 행동이 정말 책임을 통감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늘과 같은 행태가 피해자에게, 한국 사회에 ‘성폭력에도 지지 않는 정치권의 연대’로 비치지 않을 지 우려스럽다”고 논평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