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정치권 로비 의혹… 스타모빌리티 대표 구속기소

입력 2020-07-06 19:35


1조6000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 사태를 불러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광주 MBC 사장 출신인 이모(58)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이 대표는 여권 인사들을 ‘라임의 전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소개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6일 김 전 회장과 공모해 회사자금 192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대표를 특경법 위반(횡령), 증거은닉교사, 변호사법위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019년 7월 라임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무마하기 위해 공무원에게 청탁하겠다는 명목으로 김 전 회장에게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 2020년 4월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직원에게 증거를 숨기게 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이 대표는 2016년 20대 총선 당시 김 전 회장에게 더불어민주당 K의원을 소개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체포돼 수원여객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K의원에게 맞춤 양복을 선물하고 현금 수천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과 이 대표는 지난 3월 스타모빌리티에서 517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하자 서로를 고소한 상태다.

한편 검찰은 이날 라임 사태의 또 다른 주요 인물인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실사주 김정수 회장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출신인 김 회장은 라임 자금 300억원이 투입된 리드의 횡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잠적해 수배 중이었다.

검찰은 김 회장의 구체적 혐의를 밝히지 않았지만 회삿돈 80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징역 3~8년을 선고 받았던 리드 경영진 등 피고인들은 1심 재판에서 김 회장의 지시를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했다.

앞서 도피행각을 벌이다 지난 4월 체포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은 리드에 300억원을 투자해준 대가로 명품 시계와 가방, 고급 외제차와 리드 전환사채매수청구권 등 총 14억원 상당의 이익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의 변호인 측은 지난 1일 열린 첫 공판에서 “리드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직무관련성은 따져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