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형님 리더십 “이재명은 내 아우”…친문엔 러브콜 “문대통령 레임덕 없어야”

입력 2020-07-06 15:30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경쟁관계에 대해 “이 지사는 제 아우다. 자꾸 갈등을 유발하려고 노력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6일 시민청 태평홀에서 가진 민선7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가 서울시에서 베껴온 정책도 많은데 자기가 부각돼서 (박시장이) 억울할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 “이 지사가 서울시 것 다 보고 가져가서 더 잘하면 청출어람이지 않느냐”며 ‘형님 리더십’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서울시 정책은 오늘 발표하면 내일 벌써 전국에서 연락이 온다. 서울시 정책은 베껴가라고 존재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베껴간다”고 자부했다.

박 시장은 대선주자 지지율이 낮은 것에 대해 “지지율이라는 것은 언제나 변동하는 것 아닌가”라며 “저는 신경쓰지 않고 자기의 본분을 철저히 제대로 하고 있으면 성과나 진정성을 시민들이 알아주지 않겠는가”라며 서울시장 선거 시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시민들이 점수를 더 주고 압도적으로 당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출마 여부에 대해선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안되고 싶어도 하게되는 운명적인 직책”이라며 “내년쯤 대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겠지만 아직은 자제하는게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차기 대통령도 중요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5년이라는 기간은 알뜰하게 보장해드리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레임덕 없이 5년을 제대로 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친문 세력에 대한 ‘러브콜’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모두발언에서 막스 베버의 저서 ‘소명으로의 정치’를 언급하며 “하느님의 부름이 있고 뭔가 사명을 저한테 주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년동안 저는 바로 이런 소명감을 가지고 했던, 한마디로 이야기하라고 하면 취임하기 이전 도시의 가장자리로 밀려났던 많은 시민들의 삶과 꿈을 회복시키는데 집중했다”고 했다. 박 시장은 또 “그 전엔 하드웨어나 도시개발에 매몰된 시대였지만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는 도시가 정상적 도시이고 그것이 인간의 존엄이 살아있고 도시의 품격이 유지되는 도시라고 생각한다”며 환자안심병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존중도시 등 수많은 프로젝트가 이와 연결돼 있다고 했다. 박 시장은 특히 “매년 광화문 물난리, 강남사거리 물난리 이런 것들이 참으로 많았는데 최근 몇년 사이에 그런 사고는 없었다”면서 “많은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서 안전해진 것”이라고 자평했다.

박 시장은 5부시장 체제로 향후 시정을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존의 행정1·2부시장, 정무부시장 외에 이태수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와 김병관 전 의원을 각각 포스트코로나기획위원회 위원장,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겸 명예부시장으로 위촉했다.

박 시장은 인천국제공항 보안요원 정규직 전환 논란에 대해 “청년들의 일시적인 기분이 아니고 우리 사회 청년들이 겪고 있는 엄청난 고통과 고난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청년들의 심정과 이미 비정규직 또는 외주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비극적인 우리시대 청년들 모두가 시대의 희생자다. 대결적 관계로 가기보다는 다 함께 이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과정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그린벨트 해제는 안된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서울시의 핵심 정책은 공공임대주택을 대규모 확대하는 것”이라며 “세제 혁신과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주거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