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차례 무산된 충북 청주 도심의 우암산(해발 354m)에 둘레길 조성 사업이 9년 만에 다시 추진된다.
6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와 청주시는 100억원을 들여 삼일 공원∼우암어린이회관에 둘레길(총 길이 4.2㎞)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가 75억원, 시가 25억원의 사업비를 부담한다. 도는 최근 우암산 명품 둘레길 조성 기본계획 및 조사용역비 2억원을 청주시에 줬다. 조사 용역 등은 3∼4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는 우암산 문화재 지표조사, 일방통행로로 변경할 때의 교통 영향 분석, 토지 보상, 설계 등을 거쳐 이르면 2022년부터 공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2023년 상반기 우암산에 명품 둘레길이 생긴다.
도와 시의 구상은 9년 전에 조성한 삼일공원~우암산터널로 이어진 우암산 걷기길 3.6㎞ 구간과 우암산 순환도로 4.2㎞ 구간에 보행로를 새로 조성해 연결하는 것이다. 지금은 양방향인 우암산 순환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전환하고 1개 차로에 보행로를 만들어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순환도로를 한 방향 통행으로 할 수 있느냐다. 예전과 달리 우암산 주변 교통망이 확충돼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우암산 순환도로 전체를 보행로로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이럴 경우 둘레길 주변에 산책하고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환경단체도 이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연수 충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우암산 순환도로를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전환하자는 것은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
우암산 둘레길 조성은 2011년 처음 추진됐다. 시는 국립청주박물관 뒷산에서 삼일공원까지 숲길(등산로)을 만든 뒤 기존 우암산 순환도로와 연결해 둘레길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순환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바꿔야 하면서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 시는 우암산 터널에서 청주박물관, 삼일공원으로 이어지는 3.6㎞ 숲길만 조성했다.
앞서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달 2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청주에는 특별한 관광지가 없고, 대청호와 청남대는 규제로 묶여 시민이 제대로 휴식할 공간이 부족하다”며 우암산 둘레길 조성을 지시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