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를 여러 국가 TV 채널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주요 소비층으로 알려진 아시아 외에도 그리스, 중동, 이스라엘 등 유럽 및 중동국가에서도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2016년 tvN 방영작 ‘THEK2’가 CJ ENM의 글로벌 콘텐츠 배급사 ‘에코라이츠’를 통해 그리스로 넘어갔다. 한국 드라마 역사상 그리스에 수출된 건 처음이다. 그리스 전국 커버리지를 가진 민영 방송국 스타채널에서 지난달 초 공개됐는데, 첫 방송에서 시청률 19%를 기록하며 K드라마 붐을 이끌었다. 이후 유럽 인접 국가에서 한국 드라마 구매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중동 MBC에는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가 입성했고, 이스라엘 Viva 채널에는 tvN ‘화양연화’ 방영권이 연이어 판매됐다. 특히 이스라엘의 Viva 채널은 과거 tvN의 ‘비밀의 숲’ ‘남자친구’ ‘아는 와이프’ 등 방영권을 구매한 바 있다.
유럽 및 중동지역에 콘텐츠 세일즈를 담당하고 있는 CJ ENM 해외콘텐츠사업국 관계자는 “K드라마는 독특한 소재, 매력적인 연출, 출중한 배우 캐스팅 등이 잘 갖춰져 인기를 얻고 있다”며 “‘화양연화’의 애절하고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나 ‘검블유’의 톡톡 튀는 스토리 등은 해외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스튜디오드래곤 콘텐츠 제작 역량과 CJ ENM의 유통·배급 시스템도 한몫했다”며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유통 외에도 다양한 루트를 통해 K드라마를 전 세계에 선보이겠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에서도 K드라마가 강세다. 특히 일본에서 드라마 한류가 재점화됐다. tvN ‘사랑의 불시착’과 JTBC ‘이태원 클라쓰’가 대표적이다. 현지 유명인들이 드라마 팬을 자처하고 N차 관람 인증이 유행 중이다. 특히 ‘사랑의 불시착’ 현빈은 ‘제2의 욘사마(배용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16일 K드라마의 인기비결을 집중보도하면서 ‘최근 드라마 한류 열풍은 경제력을 갖춘 세대의 ‘공감’에서 비롯됐다. 특히 지금의 여성은 자신의 삶에 믿음을 갖고 있는데, 드라마에서 현실적인 여성의 삶을 조명해주고 남성 역시 여성의 자주성을 오염시키지 않고 존중한다’고 썼다. 또 ‘2000년대 초반 ‘겨울연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유와 지금의 드라마 한류의 모습은 다르다. 당시 주 시청자는 중장년층이었지만 지금은 2040세대의 직장여성이 많다. 드라마 제작단계에서부터 이들의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적었다.
일본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의 홍콩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도 한국 드라마에 관심이 쏟아진다. ‘킹덤’ ‘더킹: 영원의 군주’ ‘쌍갑포차’가 순위권을 지키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