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만큼 올랐고, 주식 과세에 감정 상해…” 관망으로 돌아선 동학개미?

입력 2020-07-06 06:00

직장인 정모(28)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등 우량주 위주로 꾸준히 사들이다 최근 일부 처분하고 ‘관망’에 돌입했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2150선을 돌파하면서 이제 오를 만한 종목은 거의 다 올랐다는 생각에서다. 정씨는 “2023년에는 주식 양도소득세까지 도입된다는데, 차츰 코스피에 정을 떼야 하나 싶다”며 “이번 기회에 해외 주식을 공부하며 투자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고, 하반기에는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사자’ 행진을 이어가던 개인 투자자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3일 개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3875억원을 순매도했다. 최근 일주일간(6월 29일~7월 3일)으로 범위를 넓혀도 개인 순매수액은 2432억원 가량에 그쳤다.

이는 지난 6월 개인 투자자들의 일주일 평균 순매수액이 약 1조1661억원에 달했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개인이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된 3월 이후 6월 말까지 증시에서 사들인 금액은 27조3772억원에 이른다.


6월 중순 이후 코스피가 2100대에서 소폭 등락을 반복하고 있고, 7월에는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기업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것도 변수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주식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경기 개선 불확실성 등으로 하락 압력이 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4분기 실적시즌은 투자자들의 경기심리를 높일 것”이라며 이달 코스피 등락 범위로 1940~2170로 제시했다.

다만 투자자의 증시 대기 자금은 아직도 풍부한 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6일 역대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한 이후 다소 감소했지만, 47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지난 2일 기준 57조4696억원이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3208만개 가량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언택트(비대면), 바이오, 2차전지 등 10종목의 시가총액은 100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변동장으로 인한 ‘주식 열풍’으로 성장주에 대한 투자가 그만큼 활발했다는 것이다. 상반기 시총이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지난해 말(28조6494억원)에서 지난달 30일 51조2778억원으로 79% 불어났다. 셀트리온(시총 18조623억원, 상승률 77.8%) 네이버(13조1207억원, 42.7%) LG화학(12조2125억원, 54.5%) 카카오(10조2527억원, 77.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