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의 환매중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옵티머스 대표를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펀드가 애초 투자금을 편취할 목적으로 설계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검사 오현철)는 전날 김재현(50) 옵티머스 대표와 2대 주주 이모(45)씨를 체포했다.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원을 끌어 모은 뒤 실제로는 대부업체와 부실기업 등에 투자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투자 서류 위조가 이뤄진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앞서 확대부장회의에서 옵티머스 사건과 같은 서민 다중피해 금융범죄에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 등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대표 등이 도주 및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을 고려해 체포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건은 금융권에서 ‘제2의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불린다. 검찰은 이들을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 등은 지난달 22일 옵티머스 임직원 등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감독원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지난달 24~25일 서울 삼성동에 있는 옵티머스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옵티머스 이사이자 H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인 윤모(43)씨를 소환 조사했다. 윤씨는 펀드 모집 등을 자신이 주도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은 H법무법인이 매출채권과 관련한 위조 서류를 만들었고 이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옵티머스 펀드는 지난달 17일부터 잇따라 환매가 중단됐다. 지금까지 환매 중단된 펀드 규모는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 설정 잔액은 지난 5월말 기준 5172억원인데 옵티머스 측이 투자에 썼다고 밝힌 자금 규모는 2699억원이다. 금융권에서는 환매 중단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