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10명…전남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입력 2020-07-05 13:57 수정 2020-07-05 18:5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00명을 넘어선 광주지역 확산세가 뚜렷하다. 지역 최초의 초등학생 확진자와 함께 다발적 확산이 이어지면서 지난 2~3월 대구·경북에 비해 전파범위와 속도가 광범위하고 빠르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광주시는 “지난달 27일 지역발 34번(광륵사 관련) 확진자 발생 이후 누적 확진자가 110명으로 급증했다”고 5일 밝혔다. 8일 만에 77명의 확진자가 추가 발생해 전체 확진자의 70%를 넘게 차지했다.

지난 2월3일 첫 확진자가 나온 광주지역에서는 7월1일 역대 가장 많은 22명의 추가 감염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16명의 감염자가 한꺼번에 추가된 지난 4일에는 100명을 돌파했다.

광주 첫 초등학생(3학년) 감염자는 일곡중앙교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광주 99번 확진자(30대 여성)의 아들이다. 107번 환자로 등록된 이 초등학생과 같은 반 학생, 담임교사, 방과 후 수업참석자 등 60여명에 대한 검체검사가 실시 중이다.

보건당국은 이날 초등학생 확진자가 재학 중인 학교 전역의 방역을 실시하고 임시폐쇄했다. 108번 확진자는 광산구 장덕동 거주 60대 남성이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2명이 추가돼 광주 누적 확진자는 110명으로 늘었다.

광주지역은 3월 말 24번 이후 88일간 해외 입국자를 제외하고 지역감염이 없는 ‘청정지역’으로 꼽혔다. 그러다 지난달 27일 이후 다발적 소규모 집단감염의 확산추세가 확연하다.

더구나 광주지역은 지난 2~3월 대구·경북보다 전파속도가 더 빠르다는 방역당국의 ‘경고’가 내려져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일선 역학조사관들이 지난 2~3월 대구·경북에 비해 코로나19 전파속도가 더 빠르다고 얘기한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구 등은 확진자 접촉 후 2주간의 잠복기에 단계적 양성 판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광주는 불과 며칠 만에 추가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와 ‘돌연변이 바이러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광주의 바이러스가 대구와 어떻게 다른지 정밀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발 집단감염이 동일생활권인 전남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28일 광주 신창동 사우나에서 광주 57번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전남 나주 50대 여성(한국전력 함평지사)이 4일 전남 26번 확진자로 판명됐다.

이 여성은 주거지 나주는 물론 직장이 위치한 함평, 화순, 인근 광주시 등 4개 시·군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한 것으로 드러나 추가 감염이 우려된다. 방문장소도 마트 골프연습장 약국 세탁소 등으로 다양하고 2일 증상발현에도 정상 출근해 전통시장까지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5일에는 영광 불갑면에서 전남 27번째 확진자(20대 남성)가 발생했다. 무증상으로 양성판정을 받은 이 남성은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원으로 지목된 광주사랑교회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 역시 영광 모 고교와 상하수도사업소 헬스클럽 체육공원 분식집 농협 등을 찾았다.

광주 일곡중앙교회 집단감염의 여파도 전남으로 번질 기세다. 이 교회와 인접한 담양은 물론 화순, 장성군 등이 바짝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26번과 27번 방문지의 방역조치를 즉각 실시하고 6일부터 방역체계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해 강력한 방역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대중교통·음식점·카페 등을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

광주시는 앞서 1일 방역체계를 2단계로 높이고 50인 이상 실내, 100인 이상 실외 모임과 집회를 금지하고 도서관 등 공공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중단했다.

광주 코로나19 확진자는 지역발 감염자가 다시 발생한 6월27일 4명, 28일 4명, 29일 3명으로 주춤했다가 30일 두 자릿수인 12명으로 늘었다.

7월 들어 1일 22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2일 6명, 3일 8명, 4일 16명 등 최근 8일간 75명이 추가 발생했다.

감염경로는 금양오피스텔 28명, 광주사랑교회 15명, 일곡중앙교회 14명, 아가페실버센터 7명, 광륵사 6명, 한울요양원 5명, 해외유입 2명 등이다.

확진자가 폭증한 광주지역은 코로나19 병상이 부족해 지난 4일 경증환자(93~96번) 4명이 전남 강진의료원으로 처음 이송되기도 했다.

광주시교육청은 광주 일곡중앙교회와 광주사랑교회가 위치한 북구 관내 유치원과 초중고 전체에 대해 12일까지 등교중지와 함께 원격수업을 하도록 했다. 대학입시를 앞둔 고3학생들은 제외했다.

광주 코로나19 검체 검사자는 지역발 감염확산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지금까지 6694명에 달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코로나 19의 다발적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시민 생명과 공동체 안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적지 않다”며 “불필요한 외출과 예식장 장례식장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꼭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