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재확산하는 분위기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사상 처음 21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재유행과 전파력이 강한 변종의 출현, 일부 국가의 부실대응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WHO는 현지시각으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 확진자가 전일보다 21만2326명 늘어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전 사상 최고치는 지난 6월 28일 기록한 18만9077명이다. 이로써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1134만7391명으로 늘었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3일 1100만명을 넘어섰다. 일일 사망자도 5000명을 넘어 누적 사망자는 53만명에 이르렀다.
지난 24시간 동안 미국에서 5만3213명, 브라질에서 4만8105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WHO에 보고하는 등 미주 대륙에서만 전체의 61%에 해당하는 12만977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미국과 브라질은 정부의 부실대응 논란에 휘말려 고삐 풀린 확산세에 직면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확산 억제를 위한 기본적 안전 지침을 스스로 외면해 논란의 중심에 있다.
남아시아에서 2만70947명, 중동을 포함한 동부 지중해에서 2만43명, 유럽에서 1만9694명, 아프리카에서 1만2619명, 서태평양에서 2251명 순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WHO가 발표하는 코로나19 통계는 회원국이 공식 보고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취합하기 때문에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나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발표하는 수치와 다소 차이가 있다.
AP통신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지난 24시간 사이 1만1445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올해 초 코로나19가 미국에 발을 들인 이래로 가장 많은 일일 확진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브라질, 러시아에 이어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온 인도도 하루 사이 2만277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며 최다를 기록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상대적으로 경제규모가 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이날 하루에만 9064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다에 이르렀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유럽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이탈리아에서는 5일 연속으로 신규 확진자가 증가해 닷새 동안 235명의 환자가 나왔다.
현재 각국 보건당국은 코로나19의 변이종이 방역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최근 다국적연구진이 의학저널 셀(Cell)에 게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염력이 더 강하고 치명률이 비슷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종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