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안 돈다. 은행에서 대기 중인 자금이 566조를 넘는다. 78조 늘어났는데 역대급 증가폭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서민들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대기중인 유동성은 역대급이다. 빈부격차가 심해질 수 있다는 전조 현상이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주요 은행인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566조316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77조8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하반기 증가액(27조9000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은행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 언제든지 입출금할 수 있는 자금이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 자금’이라고 부른다. 은행 관계자는 “낮아진 대출금리에 일단 자금을 확보한 투자자들이 주식과 부동산으로 아직 옮기지 않고 맡겨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 은행의 정기 예금과 적금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672조153억원으로 작년 12월 말보다 13조7000억원 감소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