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과 닮은꼴 ‘천억대 환매 중단’ 옵티머스 대표 체포

입력 2020-07-05 05:08
연합뉴스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옵티머스 대표와 2대 주주를 체포했다.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수천억 원을 부실채권 등에 투자한 의혹을 받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오현철 부장검사)는 4일 오전 옵티머스 자산운용 김재현(50) 대표와 2대 주주인 이모(45)씨를 체포했다. 김 대표 등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 원을 끌어모은 뒤 서로를 위조해 대부업체와 부실기업 등에 투자한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현재 이들을 상대로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 혐의와 관련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성격이 유사한 만큼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 등을 고려해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옵티머스 측이 다수의 PC 하드디스크를 미리 교체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포착된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뒤 관련 혐의가 명확하다고 판단될 경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앞서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지난달 22일 옵티머스 임직원 등을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감독원도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지난달 24~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옵티머스 등 18곳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하루에 여러 명을 잇달아 소환하며 사실관계를 살피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에 옵티머스 이사이자 H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윤모(43)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윤씨는 검찰 조사에서 서류 위조 등 객관적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대표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 대표 등 옵티머스 측은 채권 양수도 계약서와 양도 통지서를 작성한 H법무법인이 가짜 서류를 만든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며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측에 해명을 요구하자, 옵티머스 측은 기업 인수 합병(M&A) 초기 단계인 ‘딜 소싱’(Deal Sourcing·투자처 발굴)을 담당한 윤씨에게 속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