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파산 직전인데…” 소상공인연합회 걸그룹 워크숍 영상

입력 2020-07-04 09:47
MBC 뉴스 화면 캡처

소상공인들의 권익을 대신하는 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여파로 소상공인들이 힘든 상황에서 정부 지원으로 연수 겸 단합대회를 한 영상이 공개됐다.. 이들은 연수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기는커녕 걸그룹까지 초대해 음주·가무를 즐긴 것으로 전해져 대중들을 공분시켰다.

MBC는 지난달 26일 강원도 평창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 소상공인연합회가 워크숍을 열고 걸그룹을 초대해 음주·가무를 즐겼다고 보도하며 관련 영상을 3일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4~50대 중년 남성들이 무대에서 펼쳐지는 걸그룹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

급기야 이들은 무대 앞으로 사람들이 몰려나왔고 어깨에 손을 얹고 부대끼며 춤을 추기도 했다. 워크숍이 진행된 곳은 실내였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없었다. 거리 유지도 지켜지지 않았다.

소상공인연합회 참석자는 MBC에 “온도 체크를 한다거나 마스크 착용 안 했을 때 해달라는 그런 얘기는 없었다. 통제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상공인연합회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무대랑 테이블이 가깝다”며 “식사하던 때라 마스크를 벗은 거다. 또 우리가 방역협회에 의뢰해 방역도 2번씩 다 추가로 해줘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방역 수칙 준수 여부에 대한 논란 외에도 행사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소상공인 연합회 측은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듣고 마케팅기법 등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지만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고 매체는 전했다.

김선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원은 “코로나19 이후로 소상공인들은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생존권 문제로 파산 직전에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술 파티를 했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소상공인연합회 회원은 MBC에 “소상공인들에게 필요한 교육이라기보다 사업 홍보에 치중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설립된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법정 단체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매년 예산 지원을 받고 있으며 올해는 29억 원을 받았다. 친구나 가족을 대동할 수 있는 이번 행사 역시 이 예산으로 진행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연합회에 대한 조사권이나 징계권은 없고, 예산 집행에 대한 감사 기능만 있다”며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