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의 자녀가 ‘무자본 인수합병’ 수법으로 이스타항공 최대 주주가 됐다고 KBS가 3일 보도했다. 이 의원의 자녀 회사 이스타홀딩스는 100억원 상당의 자금으로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가 됐다. KBS는 이 의원의 자녀들은 가치도 없고, 실제 보유하지도 않은 자산으로 80억원을 만들어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가 됐다고 했다.
KBS에 따르면 자본금 3000만원에 불과했던 이스타홀딩스는 그동안 K사모펀드에서 80억원을 빌려 이스타항공 주식 68%를 적법하게 사들였다고 이스타홀딩스 측은 주장해왔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성격이나 담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사모펀드 관계자는 “돈을 빌려줄 때 (이스타항공) 77만여주를 담보로 잡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담보는 이스타항공 주식으로 당시 전체 주식의 10%였다. 그런데 이 의원의 재산공개내역을 보면, 가족 구성원 중에 이스타항공 주식을 가진 이는 없었다. 이 담보는 이스타홀딩스가 사들일 예정이었던 주식이었던 것이다. 사모펀드에서 80억 원을 빌려주면 돈을 더 보태 이스타항공 지분을 사고, 이때 77만주를 양도하겠다고 미리 약속하는 방식이었다. 무자본 인수합병 기법이라고 한다.
이스타홀딩스 스스로 공개한 회계법인의 실사 자료에서 이스타항공의 주식 가치는 1주당 0원으로 돼 있다. 창업자인 이 의원 자녀에게 소유권 없는 주식을 담보로 거액을 대출해 최대주주가 된 것은 변칙 증여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무일푼으로 80억을 만드는 이상직 의원 대단하다. 이런 방식으로 국회의원들은 돈을 버는구나”라며 “이 의원 일가가 벌인 ○ 치우는 건 주식시장 개미 몫이고, 회사를 무급으로 정리하는 건 이스타항공 직원”이라며 씁쓸해했다.
다른 네티즌은 “가치도 없는 주식을 회사를 위해 양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민을 속인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