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별것도 아닌일로…” 故최숙현이 경찰에게 들은 말

입력 2020-07-03 10:49
왼쪽은 고(故) 최숙현 선수의 생전 모습 사진. 오른쪽은 고(故) 최숙현 선수 가족이 공개한 마지막 메시지. YTN 방송 화면 캡처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고(故) 최숙현 선수가 소속팀의 가혹행위를 경찰에 신고했을 당시 상황에 대한 증언이 나왔다.

최 선수 지인 A씨는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 선수가) 떠나기 직전에 나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문자를 보냈다. ‘가해자들의 죄를 밝혀줘’라는 짧은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자신도 운동선수라는 A씨는 “저도 그 옆에서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무 목소리도 낼 수가 없었다”며 “숙현이가 그런 상황을 알릴 수 없었던 이유는 가해자들의 보복을 매우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숙현이가 고통보다 억울함이 앞섰기 때문에 부모님과 결정을 통해서 굉장히 어렵게 (경찰에 신고하는)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숙현이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매우 힘들어했다”며 “그 이유는 숙현이가 (경찰에) 너무나도 실망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부터 오히려 자기(최 선수)가 죄인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오히려 힘들어했다”며 “진술하고 조사받는 과정에서 숙현이가 제기한 그런 문제들이 별일이 아닌 듯한 취급을 받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A씨에 의하면 최 선수는 경찰로부터 “뭐 이런 별것도 아닌 일로 왔냐” “운동선수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거 아니냐” 등의 말을 들었다.

A씨는 이어 스포츠인권센터의 무책임을 질타했다. 그는 “스포츠인권센터가 다른 사건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모르지만 결국 숙현이는 도움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며 “스포츠인권센터에 절박한 마음으로 숙현이가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숙현이의 그 실망은 이루 말로 표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