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등교를 중단한 학교가 하루 새 500곳 가까이 증가했다. 대전에서 첫 학교 내 전파 의심 사례가 나왔고 초등학교 근무 사회복무요원이 확진되는 등 코로나19 학교 침투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 안산의 유치원에서 터진 일명 ‘햄버거병’ 사태까지 겹치면서 등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교육부는 등교 수업을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학교가 전국 522곳이라고 2일 밝혔다. 전날 47곳에서 하루 동안 475곳이나 증가했다. 지난달 2일 534곳 이후 최대치다.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광주·전남에서 438곳, 대전에서 52곳 나왔다. 반면 코로나19 위험도가 감소해 등교수업을 재개한 학교는 20곳에 그쳤다.
등교수업은 모든 학년이 등교한 지난달 8일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먼저 대전 동구 천동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학교 감염 의심 사례가 발생했다. 학교 방역의 불완전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후폭풍이 예상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전국 시·도교육청 부교육감과 영상회의에서 “대전의 사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교육부는 아직 ‘의심’ 사례로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방역 당국의 생각은 다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학교 내 전파)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다른 연결 고리를 타고 동일한 장소에서 (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학교 말고는 다른 감염 루트를 생각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교육부도 학교 방역이 완벽하지 않다고 시인했다. 다만 천동초 사례가 학교 감염 사례로 확인되더라도 등교수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굉장히 활발한 아이들의 기본적인 접촉까지는 통제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대전의 경우 추가 확산이 없을 경우 방역 체계가 잘 작동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분적으로 한두 명 접촉을 통해서 있었던(감염된) 부분은 앞으로 아이들에게 방역 지침을 잘 지키도록 계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 유치원에서 발생한 일명 ‘햄버거병’ 사태도 학부모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는 상당수가 장 출혈성 대장균 양성 판정을 받았고 용혈성요독증후군(햄버거병) 의심 환자 16명 중 4명은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정부 대처가 너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아직 집단 식중독 사고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유치원과 어린이집 전수조사를 관계부처에 지시했지만 정부 부처들은 일주일가량 지난 2일까지도 “논의 중”이란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관계 부처 협의가 거의 마무리됐다. 조만간 전수조사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