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분쟁에 印 총리 ‘24만 팔로워’ 中 웨이보 계정 삭제

입력 2020-07-02 17:46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와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왼쪽). AP연합뉴스

인도가 중국과의 국경분쟁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중국 SNS 계정을 삭제했다.

2일 중국 관찰자망과 남방도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웨이보 측은 “1일 주중 인도 대사관으로부터 모디 총리의 계정을 삭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계정을 폐쇄했다.

모디 총리는 취임 후 첫 중국 방문을 앞두고 지난 2015년 5월 4일에 웨이보 계정을 만들었다. 인도 고위직 중 웨이보 공식 계정을 만든 것은 모디 총리가 처음이다. 그는 계정 생성 당시 “웨이보를 통해 중국 친구들과 소통하기를 기대한다”는 첫 게시물을 올렸었다.

이후 이 계정 팔로워는 24만 명을 넘겼으며 5년간 115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가운데 매년 ‘세계 요가의 날’ 기념 게시물이나 중국 지도자의 생일 축하 글 등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양국 국경분쟁으로 인한 신경전에 연장 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인도 측은 계정 폐쇄 전 이미 대다수의 게시물을 일일이 삭제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삭제 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웨이보 계정. 관찰자망 캡처

익명의 정부 관계자는 힌두스탄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공식인증을 받은 계정일 경우 탈퇴 과정이 복잡하다”며 “탈퇴 절차를 시작하는 한편, (우선적으로) 이미 게재했던 게시물과 프로필 사진 등을 수동으로 지웠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에서 양국은 국경분쟁을 벌여왔으며 15일에는 몽둥이를 동반한 몸싸움으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도는 이를 계기로 지난달 28일 틱톡·위챗을 비롯한 중국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59개의 자국 내 사용을 금지했다.

인도 정부는 “중국 앱들이 인도의 주권과 안보, 공공질서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배경에는 양국 국경분쟁을 명분으로 삼은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인도 정부는 시장원칙에 따라 중국 등 국제 투자자들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