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폭증, 병상 부족까지… 심상찮은 광주 ‘제2 대구’될까

입력 2020-07-02 17:40

광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이틀 급증하면서 자칫 ‘제2의 대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도 부족해져 환자를 인근 지역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4명으로 이 중 22명이 광주에서 발생했다. 비수도권으로는 대구 이후 처음으로 전날 두 자릿수(12명)를 기록하더니 하루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는 광주에서 대구와 같은 대규모 유행이 벌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대책본부 1차장은 “대구의 경험을 비춰보면 (확진자가) 20명에서 200명을 넘어설 때까지 1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광주지역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고 진단했다.

실제 대구에선 지난 2월 19일 2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뒤 불과 1주일 후인 26일 226명으로 급증했다. 광주의 경우 지난달 27일 광륵사발 확진자 4명이 보고된 뒤 28일 4명, 29일 3명이었다가 30일 12명, 7월 1일 22명으로 늘었다.

방대본은 이날 정오까지 광륵사 관련 누적 확진자가 49명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광륵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12명, 광륵사 방문자가 갔던 금양오피스텔(방문판매업체로 추정)에서 14명, 금양오피스텔 확진자와 접촉한 요양보호사가 다니는 아가페실버센터와 광주사랑교회에서 각각 3명, 13명이 확진됐다. 이 요양보호사와 접촉한 한울요양원 요양보호사 1명도 추가됐다.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뒤 해피뷰병원에 입원했다가 확진된 70대 여성의 경우 가족 4명과 동행자 1명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광주지역 코로나19 유행은 대학병원까지 흘러들어갔다. 60대 여성이 개인수술 일정으로 지난달 30일 조선대병원에 입원했고, 아가페실버센터 요양보호사의 접촉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은 결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병원은 확진자가 있던 병동을 출입한 의료진 45명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한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전했다. 음성판정을 받은 의료진과 확진자가 있던 52병동의 환자 40여명 등 90여명은 병동에 격리 중이다.

광주에서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병상도 부족해졌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광주시 외에 다른 호남권 병상으로 (환자를) 이송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호남권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병상 활용이나 인력지원 부분 등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