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키트 ‘어깨 빠지게’ 만들다가…

입력 2020-07-02 17:28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업체 대상으로 한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업체인 코젠바이오텍, 솔젠트, SD바이오센서 등에 생산성 향상을 위해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한 결과를 삼성전자 유튜브 채널에 2일 공개했다.
코젠바이오텍 직원이 스마트공장 프로젝트 이후 '지그'를 이용해 손쉽게 캡핑(마개 봉인)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진단키트 업계는 공통적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로 운영되고 시약 분주검사포장 등 전반적인 공정에서 수작업이 많다. 지금과 같이 코로나19 진단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는 대량 생산 체제를 도입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것이 시급했다. 삼성전자는 업체에 전문가를 급파해 금형, 물류동선 최적화, 포장 공정개선, 자동화 설비 도입을 지원했다.
스마트공장 프로젝트 전 진단키트업체 돋보기로 라벨을 일일이 확인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코젠바이오텍은 지난 5월부터 삼성전자 전문가 16명과 함께 모두 44개의 과제를 발굴해 8월 말까지 개선 작업을 실시한다. 전체적으로 개선 작업이 적용되면 생산성이 주당 5600키트에서 1만 키트로 79% 향상된다. 과거 코젠바이오텍은 직원들은 하나하나 막대를 이용해 손으로 눌러서 진행한 캡핑(마개 봉인) 작업을 하고 있었다.
스마트공장 프로젝트 후 진단키트업체 모니터를 이용해 라벨을 확인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현지 코젠바이오텍 선임연구원은 “시약이 날아가지 않도록 직원들이 키트를 손으로 꽉 누르고 두드리면서 봉인하기 때문에 어깨가 안 좋아진 직원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도움으로 ‘지그(jig·가공 보조기구)’를 도입해 한 번에 수십개를 캠핑하게 돼 시간당 캡핑이 33키트에서 125개 키트로 늘리게 됐다. 코젠바이오텍은 시약 분주 공정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생산성을 50% 향상시킬 예정이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솔젠트에는 20명의 삼성전자 전문가가 파견돼 총 73개의 과제를 발굴해 6주간 개선작업을 실시했다. 먼저, 자제, 제품 구분관리를 위해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물류 동선을 148m에서 98m로 34% 단축했다. 캡핑 지그와 라벨 부착기와 검사기를 도입하는 등 생산공정 전반에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해 생산성이 주당 1만1900키트에서 2만571키트로 73% 급증했다.

또 수입에 의존하던 용기를 국산화해 원가를 55% 절감시켰다. 기존 용기 마개에 부착하던 고무링이 필요 없는 일체형 구조로 용기를 설계했고, 이를 통해 용기 이물 불량도 40% 개선했다.

청주 흥덕구에 위치한 SD바이오센서에는 삼성전자 전문가 23명이 파견돼 총 146개의 과제를 발굴해 4주 동안 개선 작업을 실시했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통해 하루 10만 키트 가량 생산량을 늘렸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