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 연휴를 앞둔 미국에서 1일(현지시간) 하루동안 5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278만명에 달하는데 이중 약 3분의 1이 지난 6월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미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환자는 5만1000여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일일 확진자는 지난달 25일 처음 4만명을 넘겼고 6일 연속 4만명대를 유지하다 이날 다시 최고치를 찍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월 한달동안 플로리다, 애리조나, 텍사스,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미 전역에서 80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자체 분석했다. 미국 50개주(州) 가운데 45개주에서는 전주에 비해 신규 확진자가 늘었다.
미국에선 3일부터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가 시작된다. 연휴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너져 코로나19가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정부는 독립기념일 행사가 열리는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마스크 30만장을 나눠줄 예정이지만 마스크 착용이 의무는 아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 행사를 매우 고대하고 있다”며 “마스크 착용은 권고이지 필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역대 최대 규모의 독립기념일 불꽃 축제 계획을 알리면서 “의심할 여지 없이 특별한 저녁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간 마스크 착용에 회의적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의식한 듯 “마스크 착용에 대찬성”이라고 말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쓰겠느냐’는 질문에 “전혀 문제 없다. 사실 마스크를 썼었고 그 모습이 좋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 쓴 자신의 모습을 서부극에 나오는 영웅 론 레인저에 빗대기도 했다.
다만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해선 “사람들이 거리를 유지하는 곳이 이 나라에 많다”며 부정적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 여부는 주정부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자연스럽게 없어질 거라는 낙관론도 유지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아주 잘 다룰 것”이라며 “어느 순간에는 그냥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백신이 광범위하게 보급될 때까지 코로나19가 지속될 것이라는 보건 전문가들의 판단과는 어긋나는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