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3일까지로 못 박은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없는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성’ 예산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통합당은 “35조원 추경을 청와대 앞잡이로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이 2일 추경 조정소위 심사자료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민주당 의원들은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지역구 민원성 예산을 대규모로 증액 요청했다. 통합당은 이런 선심성 지역 예산이 3571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윤준병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익산시 관내에 번호판 인식 기반 스마트 충전기 등 노상 급속 충전소를 설치하고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억원을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 의원은 또 익산시 주요관광지 ICT 기반 구축, 관광 빅데이터 구축, AI 학습 기반 여행가이드 플랫폼 개발과 방문객 동선·체류 시간 확인기술 개발을 위한 ‘AI 기반 Double-T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100억원을 증액 요청했다.
유동수 의원(인천 계양갑)은 송도국제도시에 ‘소재부품 자원순환 기술혁신센터’를 구축해 희소금속의 자원순환을 통한 국산화를 촉진한다며 200억원을 증액 요청했다.
이광재 의원(강원 원주갑)은 강원도에 친환경 수열 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수열 에너지 활용 시범사업을 하는 데 필요하다며 32억2000만원을 증액 요청했다.
위성곤(제주 서귀포)·윤준병 의원은 군산시 인근 해역에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목적으로 100억원을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위성곤·최인호 의원은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인력개발원의 낙후된 시설을 개보수하고 리모델링하기 위해 20억원 증액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코로나 때문에 긴급해서 한다는 추경에 민주당 의원들이 염치없게도 무려 3700억원이나 자기 지역구 예산을 새치기로 끼워 넣었다”며 “이 중에 방역 관계 예산을 제외해도 3570억원이 넘는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국회는 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그렇지만 대통령의 하명이라고 해서 국민을 바라보지 않고 오로지 대통령의 뜻대로만 이뤄지는 국회가 과연 존재가치 있나 생각된다”며 “통합당은 제1야당으로서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 또는 영혼 없는 허수아비 같은 국회의원의 역할은 할 수 없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