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땡하자마자 주문했는데도”…SK바이오팜 상장 첫날 ‘대박’

입력 2020-07-02 16:47 수정 2020-07-02 18:04

SK바이오팜이 기업공개(IPO)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상장 첫날 상한가로 직행하면서 또 한 번 ‘대박’을 터트렸다. 이날 SK바이오팜은 단숨에 코스피 시가총액 10조원을 넘보며 상위 20위권에 안착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공모가(4만9000원)의 2배인 9만8000원으로 장을 시작해 시초가 대비 29.59% 상승한 1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의 90~200%에서 호가를 접수했는데 시초가가 최상단에서 형성됐고, 상한가까지 기록한 것이다. 주식시장에선 이를 ‘따상’(시초가의 ‘더블’과 상한가를 합친 은어)이라고 부른다.

이날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9조9458억원에 달했다. 상장 첫날부터 코스피 시총 순위 26위(우선주 제외)까지 한 번에 뛰어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SK바이오팜은 시총 기준 아모레퍼시픽(9조8210억원)을 제치고 LG전자(10조5716억원)를 넘보게 됐다.

2일 오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SK바이오팜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기념식이 진행됐다. 연합뉴스

‘SK바이오팜 돌풍’으로 청약을 받은 투자자들은 공모가 대비 160%의 수익률을 거두게 됐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3~24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 경쟁률 323대1을 기록하며 ‘IPO 신화’를 새롭게 썼다. 청약을 위해 투자자들이 납입한 증거금은 30조9883억원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증거금 791만원 정도에 SK바이오팜 주식 1주를 배정받았다. 특히 우리사주 우선 배정을 받은 SK바이오팜 임직원들은 평균 9억2000만원 가량의 평가 차익을 보게 됐다.

지금이라도 SK바이오팜 주식을 사려는 ‘개미 투자자’들도 몰리고 있다. 2일 장 마감 직후 기준 개인은 SK바이오팜을 479억1000만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480억원 가량을 팔아치웠고, 기관은 12억원을 사들였다. 이날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화두는 단연 SK바이오팜이었다. 한 주식투자 커뮤니티에서는 “오전 9시 ‘땡’했을 때 시장가로 매수를 했는데, 몇 시간째 체결이 안 되고 있다” “청약에는 실패했지만, 이제라도 전 재산을 털어 12만7000원에 매수를 걸어 놨다” 등의 이야기가 오갔다.

증권가에서도 SK바이오팜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당 기업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자체 개발 신약을 2개 보유한 기업”이라며 “코스피에 헬스케어 업종 대형주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뿐이었는데, 앞으로 투자자들은 관련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기업 적정 가치로 약 7조8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날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는 개장 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상장 이후 소회에 대해 “지금 꿈을 꾸는 것 같다. 상장을 계기로 세계적인 제약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의 생명과학 사업 부문이 2011년 4월 단순 물적 분활되면서 설립된 SK바이오팜은 지난달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를 출시하며 IPO 시장의 ‘대어(大魚)’로 주목받았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