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이강인 등 수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한 화랑대기 유소년축구대회가 18년 만에 취소됐다.
2일 경북 경주시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를 포함해 초·중등부 전국대회를 모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화랑대기 축구대회는 오는 8월 경주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코로나19로 대회를 축소해 개최하려 했으나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감염지역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참가선수 안전을 고려해 최종 취소를 결정했다.
참가팀들의 5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참가 선수 학부모들도 자녀들의 안전을 우려해 대회 취소를 받아들였다.
경주시 관계자는 “유소년 축구대회 특성상 선수들의 방역수칙 준수와 관람객 통제 등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회 진행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하에 결정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화랑대기 축구대회는 2003년 눈높이컵 전국초등학교축구대회로 출발했다. 2007년 대회 장소를 경주로 옮기면서 이름을 바꾸고 전국 최대 규모의 유소년축구대회로 성장했다.
이 대회를 기점으로 대다수의 중학교 축구팀이 선수 스카우트를 마무리해 초등학교 선수들에게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2019FIFA U-20 월드컵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일궈낸 선수 21명 중 스페인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을 포함해 19명이 화랑대기 출신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백승호, 이승우 등도 화랑대기에서 꿈을 키웠다.
또 전국에서 연인원 50여만명의 선수단과 학부모들이 경주를 찾아 480여억원의 지역경제파급효과를 창출하는 등 지역 경기활성화에도 기여해 왔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전국 최고·최대의 대회인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가 취소돼 매우 안타깝다”면서 “대회보다 우선시 돼야 할 것이 바로 경주시민 및 선수단의 안전”이라고 말했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