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팀 감독이 경주시체육회 인사위원회에 출석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 운동부 감독인 A씨는 2일 오후 경북 경주시 황성동에 있는 경주시체육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사위원회 청문에 응했다.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난 A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사무실로 들어갔다.
최숙현 선수는 2017·2019년 경주시체육회 소속이었다가 올해 부산체육회로 이적했는데, 가혹행위는 경주시체육회 소속 시절 발생했다.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에서 감독과 팀닥터, 일부 선배 등 팀 관계자들에게 지속적인 폭행과 폭언, 협박과 갑질, 심지어 성희롱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부산 숙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최숙현 선수는 올해 2월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 일부 선배를 고소했다. 4월에는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신고하거나 진정서를 제출했다.
구체적인 피해 사례는 경주시청 팀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의 빵을 먹게 한 행위, 복숭아 1개를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당한 사례, 체중 조절에 실패하면 3일 동안 굶게 한 행동, 슬리퍼로 뺨을 때린 행위 등이다.
경주경찰서는 지난 3월 11일 검찰로부터 고소장을 넘겨받아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으며 경주시 철인 3종 경기 감독, 팀닥터, 선배 선수 2명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5월 29일 검찰에 송치했다. 감독은 아동복지법 위반과 강요·사기·폭행 혐의, 팀닥터와 선배 선수 2명은 폭행 혐의가 각각 적용됐으며 검찰은 추가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주시체육회는 경찰 수사와 별도로 지도자와 관련 선수 등에 대한 징계에 착수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