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집행하는 미국도 극우냐” 진중권 반박한 홍준표

입력 2020-07-02 10:57
제21대 총선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한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좌)이 부인 이순삼씨와 4월 16일 오전 당선을 확정지은 뒤 지지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환호하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우)가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사형이 확정된 자는 6개월 내 사형집행 의무화’라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비판을 반박했다.

홍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형집행 의무화 법안을 ‘극우 포퓰리쥼’이라고 비난한 분을 봤다”라며 “극우란 대체로 전체주의를 통칭할 때 쓰는 말이다. 사형집행을 하는 미국 30개주의 주지사는 모두 전체주의자고, 매년 사형집행을 하고 있는 일본은 전체주의 국가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분이 자주 쓰는 ×개는 시도 때도 없이 짖고 피아를 가리지 않고 물어 버린다”며 “오판 가능성을 반대 이유로 삼는 것은 일견 타당성이 있으나 극우 포퓰리즘이라는 것은 지성인답지 않다. 자중하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을 비판했다. 페이스북 캡쳐

정확한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홍 의원이 거론한 사람은 진 전 교수로 보인다. 진 전 교수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홍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형이 확정된 자는 6개월 내 사형집행 의무화’를 비판하면서 “저러니 보수가 망한다. 철학의 부재와 상상력의 빈곤, 이러니 수구 소리를 듣는 것이다. 당에서 쫓겨나더니 극우 포퓰리즘에서 살길을 찾는다. 나라를 20년 전으로 되돌려 놨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오판 가능성을 비판의 근거로 삼았다. 그는 “타이밍도 참 못 맞춘다. 지금 외려 오심에 따른 재심사건들이 이슈가 되고 있는 판이다”며 “화성 8차 살인사건,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사건, 낙동강변 살인사건 등은 모두 돈 없고 배우지 못한 분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형을 살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억울하게 흉악범 누명 쓰고 사형당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홍 의원은 자기가 만든 법 때문에 죽은 사람 되살려낼 방안을 제시하라”고 비꼬았다.

홍 의원은 지난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법무부 장관은 흉악범죄나 반인륜범죄를 저지르고 사형이 확정된 자에 대해서는 6개월 이내에 반드시 사형을 우선하여 집행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형사소송 개정안을 ‘좋은 세상 만들기 3호 법안’으로 발의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우선 집행 대상을 ▲존속살해 ▲약취·유인 등 살인·치사 ▲아동·청소년 등에 대한 강간 등 살인·치사 ▲인질살해·치사 등의 죄로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범죄자로 특정했다.

홍 의원은 “현행 형사소송법은 사형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사형을 집행하도록 하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으나 1997년 12월 30일 이후부터 23년여간 실제 사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어 법무부 장관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며 “전체 사형 범죄 중 흉악범과 반인륜 범죄의 사형을 우선 집행하도록 하는 것은 공동체와 사회를 안전하게 유지하고 여성과 아동 등 범죄 취약계층을 특별히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