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경기 싸움’…불꽃 튀기는 EPL 챔스권 경쟁

입력 2020-07-02 09:59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토마스 수첵(오른쪽)이 1일(현지시간)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첼시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상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를 위로하고 있다. APF연합뉴스

이미 리버풀의 우승이 확정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시즌 막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진출자격이 주어지는 순위인 4위 첼시와 3위 레스터 시티가 동시에 패하면서 같은 수 경기를 치른 5위 맨유와 레스터의 승점차가 3점으로 줄었다. 시즌이 끝나기 전 2위 맨체스터 시티의 UEFA 징계 항소 결과가 나올지도 변수다.

첼시와 레스터는 1일(현지시간) 열린 EPL 32라운드 경기에서 각각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에버턴을 상대로 각각 원정경기를 펼쳐 3대 2, 2대 1로 패했다. 이로써 4위 첼시는 앞서 브라이튼호브앨비언을 상대로 승리했던 맨유,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승리한 울버햄턴 원더러스와의 승점차를 원래대로 벌리는 데 실패, 승점 2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레스터도 첼시와의 격차를 1점 차로 유지했다.

첼시는 이번 경기 직전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던 터라 상대적 약체인 웨스트햄에게 패배할 거라 예상한 이들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전반부터 뒤로 물러서지 않고 맞선 웨스트햄은 첼시의 수비진을 두들겼다. 첼시는 전반 40분 에이스인 윙어 크리스티안 퓰리시치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윌리안이 선취골을 기록, 앞서갔지만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은 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미드필더 토마스 슈첵에게 헤딩 동점 골을 허용했다.

후반 들어서도 웨스트햄은 무서운 기세로 첼시를 몰아붙였다. 후반 6분 만에 오른 측면을 돌파한 제러드 보웬의 낮은 크로스를 공격수 미카일 안토니오가 끝까지 돌진하며 골망에 밀어 넣었다. 첼시는 후반 28분 또다시 퓰리시치가 페널티박스 앞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윌리안이 멋진 프리킥으로 골을 터뜨리며 따라갔지만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4분 웨스트햄 공격수 야르몰렌코가 역습 중 수비 안토니오 뤼디거를 일대일 상황에서 드리블로 무너뜨린 뒤 왼발 감아차기 결승골을 꽂아 넣었다. 첼시 수비진은 이날 상위권 팀답지 않은 엉성한 수비로 상대에게 공간을 자주 노출했다.

레스터는 최근 분위기가 좋은 에버턴을 만나 초반부터 고전했다. 에버턴은 전반 9분 만에 히찰리송이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왼측면을 돌파한 안토니 고든의 낮은 크로스를 받아 선취골을 넣었다. 이어 전반 13분 프리킥 상황에서 미드필더 윌프레드 은디디가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안 핸들링 파울을 범해 길피 시구드르손에게 페널티킥 추가골을 내줬다.

이날 경기에서 레스터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촘촘하게 구사한 442 전술에 측면과 중앙에서 모두 고전하며 변변한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후반 5분 교체 투입한 켈레치 이헤아나초가 수비진과 경합 상황에서 다소 행운 섞인 추격골을 집어넣었으나 이후 찬스를 무산시키며 더 활약하지 못했다.

첼시는 다음 경기 다소 껄끄러운 상대인 왓퍼드와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노르위치 시티와의 경기 뒤에는 우승팀 리버풀과의 경기, 그리고 4위 경쟁 중인 맨유와 울버햄턴과의 경기도 있다. 레스터 역시 다음 경기인 크리스탈 팰리스 전 이후 아스널, 토트넘 홋스퍼, 맨유 등 강팀과의 경기가 즐비하다. 두 팀 모두 챔피언스 진출권이 걸린 상대와의 경기를 리그 막판 남겨놓고 있어 이 경기까지 승점 관리를 어떻게 하며 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다만 현재 2위인 맨시티가 항소에도 불구,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뺏긴다면 5위에 맨시티의 진출권이 대신 주어져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할 수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