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택배대란… 다산신도시에선 무슨 일이?

입력 2020-07-02 13:10
1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아파트 후문에 택배가 쌓여 있다. 이 아파트에서는 이날부터 택배차량 지상 진입을 제한했고, 기사들은 이에 반발해 집까지 배송을 거부하고 택배물을 후문에서 찾아 가도록 안내했다. 연합

2년전 ‘택배 대란’이 발생한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다른 아파트에서 차량 진입 금지 조치에 반발한 배송 기사들이 배송을 거부하고 정문 근처에 쌓아두는 일이 또 발생했다.

1일 오후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 주민들에게 “차량 진입이 안 돼 집까지 배송이 어려우니 후문에서 찾아가 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발송됐다.

택배 기사들은 아파트 후문에 택배를 가득 쌓아 놓고주민들이 오면 물건을 찾아줬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날부터 택배차량 지상 출입을 막았다. 이에 주요 택배회사 3개 업체 기사들이 반발해 택배를 아파트 후문에 쌓아놓은 것이다.

이에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식자재를 주문한 여성 주민 A씨는 택배 기사에게 손수레를 빌려 겨우 물건을 옮겼다.

70대 남성 주민 B씨는 “오늘은 택배 물건이 작고 가벼워서 가지러 나왔는데 큰 물건은 이 나이에 옮길 수가 없어서 앞으로 걱정”이라고 했다.

1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아파트 후문에 택배가 쌓여 있다. 이 아파트에서는 이날부터 택배차량 지상 진입을 제한했고, 기사들은 이에 반발해 집까지 배송을 거부하고 택배물을 후문에서 찾아 가도록 안내했다. 연합

주민들에 따르면 몇 달 전부터 택배회사 측에 ‘지상 차량 출입 금지’를 안내했다.

이에 택배 기사들은 “일방적인 출입 제한 통보에 실버 택배나 아파트 내 거점 확보 등 절충안을 제시하며 회의까지 했지만 아파트 측에서 모두 거부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루 이 단지에만 수백개를 배송하는데 여건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택배 기사들은 이 지역 아파트 택배 운송 방식에 개선이 없으면 다른 단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배송 업무를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2018년에 4월 다산신도시의 또 다른 아파트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때도 아파트 지상 택배차량 금지에 기사들이 항의하며 택배물이 쌓였다.

단지에 쌓인 택배물 사진이 SN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당시 택배업체가 아파트 입구의 거점까지 물품을 운송하면 실버택배 요원이 집까지 배달하는 방법 등 여러 해결방안이 제시됐으나 비용 문제로 무산됐다.

이후 국토부는 지상 공원형 아파트 지하주차장 높이를 높이는 개정안을 내놨지만, 예외조항이 많아 한계가 있었다.

결국 달라진 것은 없는 상황에서 택배 기사들은 여전히 카트 등을 이용해 배송을 하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