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죽음으로 몬 ‘그 사람들’ 체육회 “엄중 조치”

입력 2020-07-02 08:13
올림픽 트라이애슬론 경기 자료사진. AP뉴시스

대한체육회가 소속팀의 가혹행위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선수 고(故) 최숙현씨의 죽음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약속했다.

대한체육회는 1일 “스포츠인권센터가 지난 4월 8일 최 선수로부터 폭력 신고를 접수했다. 피해자의 연령과 성별을 감안해 여성 조사관을 배정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며 “이 사건은 경북 경주경찰서의 조사가 마무리돼 검찰로 송치됐다. 6월 1일 대구지방검찰청으로 이첩돼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체육회는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해 조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사건에 대한 미온적 대처나 은폐의혹에 대해서도 클린스포츠센터, 경북체육회에서 감사·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오는 9일에 열릴 예정이다.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인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의 죽음을 알리면서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에서 그 누구도 고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한다. 고인에게 폭언·폭행을 일삼은 자들이 있다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라이애슬론 선수 고 최숙현씨의 사망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 소재 숙소에서 사망했다. 최씨의 생전 나이는 23세.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였고 경주시청 소속이었다. 이 의원은 “최 선수가 숙소 건물에서 뛰어내렸다”고 했다. 또 최씨가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줘’라고 마지막으로 발송한 모바일 메시지 내용도 공개했다. 유족은 ‘그 사람들’을 전 소속팀 감독, 팀닥터, 선배들로 보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국가대표만이 아니라 전국 실업팀 소속 지도자·선수가 모두 스포츠 현장에서 권리와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권역별로 폭력·성폭력 예방 및 처벌 기준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