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페북, 극우 계정 삭제… ‘광고 보이콧’ 240여곳으로 확대

입력 2020-07-01 17:51 수정 2020-07-01 18:32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페이스북 로고가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이 '헤이트 스피치'에 대응하지 않자 글로벌 기업들이 잇달아 광고중단을 선언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글로벌 기업들의 잇단 광고중단 선언으로 위기를 맞은 페이스북이 뒤늦게 수습에 나서고 있다. 자사 플랫폼에 게시되는 인종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를 제한하지 않아온 데 따른 것이다.

미국 CNBC는 30일(현지시간) 완성차 업체 폴크스바겐과 포드, 제약사 화이자, 커피 체인점 블루보틀 등이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광고를 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 광고 중단을 선언한 업체 수는 240여곳으로 늘었다.

화이자는 이달 한 달 동안 페이스북과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에서 모든 광고를 없애기로 했다. 화이자 측은 이날 “오늘 우리는 페이스북이 자사 플랫폼들이 모든 이에게 안전하고 믿을 만한 공간이 되도록 하기 위한 선제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완성차 업체 포드와 스포츠 의류업체 아디다스, 리복, 푸마, 전자제품 유통점 베스트바이, 소독·위생용품 업체 클로록스, PC·프린터 제조사 HP 등이 광고중단에 동참할 것을 선언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인권단체 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와 미국 최대 유대인 단체 반(反)명예훼손연맹(ADL) 등의 인권단체는 페이스북을 겨냥해 ‘#StopHateForProfit(이익을 위한 증오를 멈춰라)’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했다.

이 단체들은 “페이스북이 인종차별적이고 폭력적이며 검증 가능한 허위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에 만연하도록 했다”면서 광고주들에게 7월 한 달간 페이스북에 광고를 끊도록 촉구하고 있다.

매출 하락 위기에 처한 페이스북은 이날 극우 극단주의 운동 ‘부걸루(Boogaloo)’와 관련된 계정과 그룹, 페이지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들 계정이 “‘폭력적인 임무를 선포했거나 폭력에 연루된 개인·조직’을 금지한 페이스북의 규정을 위반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은 위험한 단체의 목록에 250여개의 백인 우월주의 그룹을 올려놓고 있다”면서 “거기에는 알 카에다와 같은 지하디스트 조직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뉴스피드에서는 공신력이 높은 매체를 우대하는 방식을 통해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기로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스팸, 낚시성 기사 등을 따돌리기 위한 방편으로 최초 뉴스 보도에 우선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더불어 확인할 수 있는 기자 이름이 없는 기사, 언론사들로부터 기자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기사는 저평가할 계획이다.

캠벨 브라운 페이스북 글로벌뉴스 파트너십 담당 부사장은 “언론사의 최초 보도는 시간과 전문성이 필요한 중요한 저널리즘”이라면서 “페이스북에서는 이를 확실히 우선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