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퍼지는 돼지독감…당국 “필요한 조치 취할 것”

입력 2020-07-01 17:36
중국 돼지 농장의 돼지. EPA연합뉴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가능성이 있는 돼지 독감 바이러스가 새로 발견된 가운데 중국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농업대학과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 등의 과학자들이 신종플루(H1N1) 바이러스 계열의 새 바이러스가 돼지 사이에서 퍼졌으며 사람도 감염시켰다는 내용의 논문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이 바이러스에는 ‘G4 EA H1N1’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이 문제에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어떤 바이러스의 전파도 막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 21일 티베트 자치구의 한 돼지농장에서 아기돼지가 백신 접종을 맞고 있다. 신화통신 캡처

연구진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10개 성의 돼지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2016년부터 바이러스가 확산한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돼지 사육장에서 일하는 10.4%가 이 바이러스 항체에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이런 전염성은 인간 내에서 적응할 기회를 크게 늘려 잠재적 팬데믹의 우려를 높인다”고 말했다.

아직 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이된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변이를 거치면 사람 간 전이가 쉬워지면서 팬데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 9월 23일 경기 김포시 통진읍 가현리 인근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접수돼 농가의 출입이 통제된 가운데 농가 인근으로 집중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서 “G4 바이러스는 팬데믹이 될 모든 핵심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우려했다. 이 바이러스는 인간의 기도 내에서 효과적으로 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돼지에서 퍼진 이 신종플루를 통제하고 특히 양돈업계 종사자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의 한 전문가는 1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잔추(楊占秋) 우한대학 바이러스 연구소 교수도 사람 간 전파 가능성에 대중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예방 조치를 위해 사육장과 도축장을 매일 소독하고 돼지의 상태를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체는 2018~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큰 타격을 입은 중국 양돈 업계가 이번 바이러스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