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정의연의 운동방식과 회계부정 문제를 제기했던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와 향후 운동의 과제 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할머니 측에서는 정의연이 호도하고 있다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은 1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열린 1446차 수요집회에서 “이용수 운동가님을 만났고, 세 가지 공통과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이사장은 지난 26일 대구의 한 카페에서 이 할머니를 만나 3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 이사장은 ‘위안부 역사교육관 설립’과 이를 기반으로 한 ‘한·일 청소년 교류사업 확대’,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는 지역에서의 가열찬 수요집회 추진’이 구체적인 과제로 논의됐다고 공개했다. 이어 “(이 할머니가) 지역별 수요집회에 저와 함께 참여해 힘을 실어주고 싶다는 의견도 피력했다”며 “조직쇄신과 운동방향에 대한 깊은 고민이 발전적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이사장의 수요집회 발언을 접한 이 할머니는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 할머니의 수양딸 곽모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마치 정의연에 그동안 제기된 의혹이나 문제들이 모두 해결되고 어머니가 용서한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머니는 너무 황당해하고 어이없어 하고 계신다”고 반박했다.
정의연 차원의 구체적 쇄신방안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 할머니가 정의연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곽씨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의혹들이 아직 남아 있고, 최소한 정의연 운동방식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공개적으로 논의할 태스크포스라도 생겨야 연대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게 어머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과 이 할머니간 미묘한 갈등이 지속되면서 오는 5일 갖기로 한 두 사람의 2차 회동도 성사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곽씨는 “언제까지 감정적으로만 부딪힐 문제는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회동을 가진다 해도 제대로 된 논의들이 이뤄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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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