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는 7일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하겠다고 1일 밝혔다. 이 의원은 “국가적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초유의 거대 여당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두 가지가 기본(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대론 관련 다른 당권 주자들과의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정치 지도자의 진퇴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며 유력 당권 주자로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구촌보건복지 CEO포럼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민국 재도약의 길’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출마 선언 계획을 밝혔다. 이날 이 의원은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해 당이 추진해야 할 과제,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등 차기 당대표 적임자로서의 면모를 부각했다.
이 의원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핵심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헬스 산업을 꼽으며 “바이오헬스 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확신하기 때문에 바이오헬스 전도사 노릇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발의된 바이오헬스 관련 분야 법안만 34개가 된다”며 “빨리 상임위원회를 열어 국회가 고민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VC(벤처캐피털) 투자 규제 완화 등 국회의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며 “올해 정기국회까지는 가닥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인국공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의원은 “인국공 문제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합동회의를 열어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해법은 무엇인지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국공 관련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의원들을 겨냥해 “개개인 의원들이 자기 이미지 마케팅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 국회다운 일일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 발언 중 일부가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인생에서 가장 감명깊은 순간은 소녀가 엄마로 변하는 순간이다. 그 순간을 남자들은 경험하지 못해 나이를 먹어도 철이 안 든다”고 말했다. 산후조리 등 한국 의료서비스의 강점으로 배려와 돌봄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해당 발언이 나왔지만, 비혼·난임여성 등을 배려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 의원의 대항마로 나선 김부겸 전 의원도 다음 주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다. 김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에는 (출마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 의원 측과는 (일정을) 상의할 것이다. 이런 부분은 서로 예의를 차리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