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때 전주 민간인 희생자들, 70년만에 안식처 찾다

입력 2020-07-01 16:21 수정 2020-07-01 16:26
김승수 전주시장(맨 앞)과 한국전쟁 당시 전주지역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이 70년만에 전주 황방산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를 안치하기 위해 1일 세종시 추모의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전주시 제공.

한국전쟁 당시 희생된 전북 전주지역 민간인들의 유해가 70년 만에 영원한 안식처를 찾았다.

전주시는 1일 세종시 추모의 집에서 희생자 유족들과 김승수 전주시장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희생자 유해 안치식을 가졌다.

안치식은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 제례를 시작으로 감식과 보존처리가 완료된 유해와 유품 안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안치된 유해는 지난 1년간 황방산 일대 발굴 작업에서 찾은 것들이다. 전주시는 한국전쟁 70주년을 앞두고 지난해 8월 유해 매장 유력 추정지인 황방산과 소리개재 일대에서 유해 발굴작업을 벌였다.

황방산 일대에서는 두개골과 치아, 다리뼈 일부 등 유해 237점과 M1 소총과 권총의 탄피, 벨트 등 유품 129점이 발굴됐다. 감식과 보존처리를 통해 유해가 최소 34개체임이 확인됐다.

전주시에 따르면 군과 경찰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1950년 7월 전주형무소(현 전주교도소) 재소자 1400여명을 좌익 관련자라는 이유로 학살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전주를 점령한 인민군이 재소자 등 500여명을 공산주의에 반하는 반동분자로 분류해 살해했다.

전주시는 지난달 29일 이번 유해 발굴 용역에 대한 최종보고회를 갖고 1차 유해발굴을 마무리했다. 시는 아직 시굴작업이 실시되지 않은 황방산 일부와 소리개재 지역에 대해 2차 발굴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성홍제 전주형무소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장은 “억울하게 희생된 고인들의 유해 발굴 사업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우리 역사에 대한 치유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가 차원의 조사를 통해 명예회복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현창 전주시 기획조정국장은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미래를 위한 가장 선도적 정책이자 후대에 대한 마땅한 의무”라면서 “민간인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2차 발굴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