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6회 한미동맹포럼에 참석해 “전작권 전환은 조건을 기초로 한다”며 “수십년 미래에 영향을 미칠 전략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궁극적으로 한국 연합 방위를 한국군 대장이 이끄는 동맹 계획의 성공적 이행에 굳은 의지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측에서 전작권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내실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도 “완전히 충족하려면 아직 할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작권 전환을 지지하지만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 군 당국의 기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군 당국은 최근 전작권 전환을 위해 전군이 노력을 결집해야 한다며 신속한 전환 기조를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6·25전쟁 70주년 기념사에서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서 전작권의 전환도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좀 더 고강도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 역시 그간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훈련 수준을 낮추는 등 ‘조정’에 신경 써온 우리 군 당국의 입장과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열정을 능력으로 혼동해선 안 된다”며 “어떤 조건에서도 싸워 이길 능력과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최고의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병합동 실사격 훈련 등 강도 높은 훈련을 주야간에 공중과 지상에서 해야 한다”며 “(한·미 양국 군이) 지휘관 훈련을 했지만 연 2회 실시하는 전구급 훈련의 효과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군 안팎에서는 오는 8월 연합 훈련의 방향성을 두고 한·미 간에 이견이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우리 군은 전작권 전환 검증을 우선하지만 미군은 대비 태세를 강화하는 게 먼저라고 얘기한다는 것이다. 이날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철저한 대비 태세와 훈련 강화를 강조하면서 이 같은 관측에 더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 “김정은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자신 있게 말할 사람은 누구도 없다”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계속 진화하고 다변화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 현재 있는 모든 무기체계와 자산을 통합하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성능 개량과 패트리엇미사일 연계 작업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그는 또 미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한미군 철수설에 관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임무와 대한민국 방어에 변함없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