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패밀리, 아카데미 회원 됐다

입력 2020-07-01 13:38
지난 2월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쓴 영화 '기생충' 주역들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P연합


지난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석권한 영화 ‘기생충’의 주역 배우들이 대거 아카데미 신입 회원 초청을 받았다. 이들이 초청을 수락하면 아카데미 회원으로서 아카데미상 투표권을 가지게 된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최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지난 30일(현지시간) 한국 영화인 15명이 포함된 2020년 신입회원 초청 대상자 819명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기생충’의 주역이었던 배우 최우식 조여정 이정은 장혜진 박소담을 비롯해 최세연 의상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정재일 음악감독, 곽신애 프로듀서, 이하준 미술감독, 최태영 음향감독, 한진원 작가 등 스태프들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해마다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세계 8000여명의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들 투표로 수상작과 수상자가 선정되는 세계적 권위의 시상식이다. 이 시상식의 한국인 회원은 K무비의 발전과 함께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2015년 이미 회원이 된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를 비롯해 임권택 이창동 김소영 감독, 배우 이병헌 최민식, 애니메이터 김상진 등을 합치면 현재 아카데미 내 한국인 회원 수는 약 40명이다.

‘기생충’ 주역들 외에도 ‘부재의 기억’으로 올해 아카데미상 단편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오른 이승준 감독과 ‘겨울왕국’ 등 제작에 참여한 이현민 디즈니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 미국에서 활동 중인 박인영 음악감독도 명단에 올랐다.

‘백인 남성 잔치’라는 오명을 달고 다녔던 아카데미는 2016년 신규 회원 위촉에서 2020년까지 여성과 소수 인종을 두 배로 늘려 다양성을 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신규 회원 중 여성은 45%, 소수 인종은 36%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여성 회원은 2015년 25%(1446명)에서 2020년 33%(3179명)로, 소수 인종은 같은 기간 10%(554명)에서 19%(1787명)로 늘었다.

던 허드슨 아카데미 CEO는 “2016년 수립한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앞으로 나아갈 길이 멀다는 점을 안다”고 말했다. 내년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2월에서 4월로 두 달간 연기됐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