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도심 산책 명소로 뜨는 ‘서울로 7017’

입력 2020-07-01 11:15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로로 만든 ‘서울로 7017’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답답한 시민들의 여름철 산책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른 아침 남산과 연결된 ‘서울로 7017’을 걷다보면 제일 먼저 반갑게 맞이하는 직박구리와 참새들이 나무 사이로 뛰어다니며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망우초(忘憂草)는 모든 근심과 시름을 떨쳐버리자는 의미를 담은 주황색의 아름다운 꽃으로, 원추리라고도 불린다. 인근에는 장마기간을 알려주는 분홍빛, 보랏빛으로 다양하게 피어나는 수국꽃과 노랗게 피어나는 모감주나무의 꽃이 싱그럽게 보인다. 조금 더 걷다 보면 뜨거운 여름을 잊어버릴 정도로 초록이 반짝거리는 참억새, 갈대, 수크령, 실새풀 등이 여름바람에 살랑거리며 흔들리고 있는 풍경은 잠시나마 넓은 들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서울로 7017에서 피어나고 있는 연꽃은 진흙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물이 닿아도 굴러 떨어지는 잎과 청초하게 피어나는 꽃이 주변의 더러움을 멀리하고 물들지 않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 사이 곳곳에 설치된 4대의 피아노는 서울로 7017을 방문하는 누구나 연주할 수 있으며, 아름다운 음악선율로 즐거움과 감동을 나눔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한다. 연주자는 마스크를 필히 착용해야 하며 피아노 연주 전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손소독제를 비치했다.

개장이후 3년동안 무성하게 자란 큰 나무들 중 느티나무, 물푸레나무, 소나무, 보리수나무, 대왕참나무 아래 그늘면적이 늘어났다. 특히 보리수나무 아래 그늘은 옛 서울역사와 서울역 광장 등을 조망할 수 있어 여름철 명당자리로 꼽힌다.

서울로 7017에서는 매일 저녁 볼 수 있는 푸른 빛 은하수를 연상시키는 원형의 조명이 고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주변에는 70~80년대 산업화의 상징건물인 서울스퀘어, 르네상스양식의 건축물인 문화역 서울 284, 국보 제1호인 남대문, 고딕 양식의 석조건물인 남대문 교회의 야간경관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1일 “서울로 7017에서 장마기간 동안이나 뜨거운 한여름에 피어나는 꽃들의 의미를 기억하면서 시민들이 코로나19에도 안전하고 즐거운 여름산책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