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이지의 건치 에세이] 당신은 맞춤 임플란트 대상입니까.

입력 2020-07-01 09:55 수정 2020-07-01 16:30
임플란트는 정밀 진단과 충분한 상담을 통한 1대1 맞춤형 시술이 중요하다.

환자 개개인의 잇몸 상태 및 구강 건강 상태, 환자의 나이, 기저질환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시술 비용 등을 고려한 경제적 상황, 치료 기간, 가능한 내원 횟수 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에 각 환자의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임플란트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고령자, 당뇨 및 고혈압 등 환자를 위한 ‘내비게이션 임플란트’
임플란트가 보편화했다고는 하지만 시술 과정 중의 기계 소리, 통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회복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통증, 출혈, 붓기 등으로 여전히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특히 고령자나 당뇨 및 고혈압 등 전신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겐 시술 시간이 상당한 부담이다. 이런 경우 내비게이션 임플란트를 고려해볼 수 있다.

내비게이션 임플란트는 시술 전 모의 시술 과정을 거친다. 차량 운전 시 도로 형태 및 상황 등을 분석하며 최적의 경로를 안내해주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원리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더욱 편안하게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입체 CT 촬영 후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가상 시뮬레이션 수술이다. 먼저 잇몸뼈와 신경, 혈관의 위치를 분석한 후 임플란트의 종류 및 식립 위치, 각도, 깊이 등을 계산해 수술 유도 장치를 만든다. 환자는 물론 시술자의 부담도 덜게 하는 치료법이다.

절개를 않거나 가장 적게 절개할 수 있으므로 붓기와 출혈이 상대적으로 적다. 염증 및 감염의 위험 또한 줄일 수 있다.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잇몸뼈 상태가 안 좋아 뼈 이식 등의 치조골 재생술 등이 필요한 경우는 조금 다르다. 기존 임플란트처럼 절개가 필요하며 숙련된 시술자의 경험이나 손 감각이 필요한 때도 있다. 내비게이션 임플란트도 본인에게 맞는 시술인지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

둘째, 바쁜 현대인을 위한 ‘원 데이 임플란트’
치과 진료를 미루게 되는 주요 이유 중의 하나가 시간 소요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따라서 시간 내기가 힘든 직장인들에게 ‘원 데이 임플란트’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보통의 임플란트가 3~6개월 필요한데 이를 단 하루 만에 완료하는 시술이다. 발치와 1∼2차 임플란트 시술을 병행하므로 1회의 마취만이 필요한 만큼 환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치아가 없는 기간을 줄여 치조골의 위축을 최소화해 치조골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치료 기간도 단축된다. 하루 만에 보철물까지 끼울 수 있어 심미적 만족도도 높다.

강조하지만 원 데이 임플란트는 모든 이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잇몸이 안 좋아 발치하는 경우보다는 충치나 외상에 의해 발치하는 경우에 유리하다. 잇몸 염증이 없고 치조골 손상이 심하지 않아야 하며 남아있는 잇몸뼈가 충분한 경우 등 정밀진단 후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

뼈의 양이 충분하지 않고, 치주가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무리하게 진행하면 부작용 및 재수술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발치 당일 식립해야 하므로 임플란트 식립 가이드장치 제작 기간이 소요되는 ‘내비게이션 임플란트’ 방식을 활용하기는 제한적이다.

환자의 전반적인 치아 상태와 잇몸 상태, 평소 식습관 등 종합적인 면들을 두루 고려해야 하는 시술로 정확한 진단과 전문 의료진의 임상경력, 기술력 및 숙련도가 필수다.

셋째, 무치악 혹은, 치아 상실이 많은 분을 위한 ‘임플란트 틀니’
고령층으로 갈수록, 무치악 환자의 비율이 높아진다. 잇몸뼈의 소실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가 많아 다수의 임플란트 식립이 제한될 수 있다. 심어야 하는 개수가 많아지면, 비용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나 고령층은, 당뇨나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다수의 임플란트를 견뎌내기 힘들 수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전체 임플란트 식립이 어려운 분들에게는 임플란트 틀니가 대안이 된다.

임플란트 틀니는 한 악당 4개 정도의 임플란트를 심고 특수연결장치로 틀니를 연결하는 방법이다. 식립 개수가 줄어드니 비용과 시간적인 부담이 완화될 수 있고, 이물감이나 사용감도 기존의 완전 틀니에 비해 훨씬 우수하다.

평소에는 고정해서 사용할 수 있으므로 대화를 할 때나 식사 시 움직이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따로 빼내어 세척 및 보관 할 수 있으니 청결 관리도 쉽다.

하지만 이런 치료는 결국 넣다 뺐다 하는 착탈식의 틀니 치료이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다 보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경제적인 여유가 뒷받침된다면 임플란트 2~3개 정도 추가하여 임플란트 틀니 대신, 임플란트 중간중간에 인공치아를 연결하는 고정식 임플란트를 시술할 수도 있다.

위에 언급한 맞춤형 임플란트의 경우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는 없다. 정확한 진단 및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환자 자신의 지속적인 치아 위생, 잇몸 관리가 뒷받침돼야 하며 정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할 것을 권장한다.

이지영 닥터이지치과 원장(치의학 박사)
정리=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