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경두 국방장관 교체 가닥…안보실장 서훈, 통일장관 이인영 유력

입력 2020-06-30 22:14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 개편을 고심 중인 가운데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교체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후임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공석인 통일부 장관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에 “외교안보라인 교체와 맞물려 정경두 장관 교체도 유력하다”며 “육군 출신 인사들을 대상으로 후임 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 장관 후임으로는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 등이 거론된다. 정의용 안보실장도 교체가 유력한 가운데 김유근 1차장까지 국방부 장관으로 발탁돼 이동할 경우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대대적 개편을 맞게 된다. 문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외교안보라인 개편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이후, 4050 어디로 가야 하나?' 토크콘서트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는 그동안 국방부 장관이 해군(송영무 전 장관)과 공군 출신(정 장관)이었고 육군 출신은 없었다. 한때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도 거론됐지만, 최근 남북 관계가 불안정해지면서 안보 문제에 밝은 육군 출신이 장관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에서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지만, 언제든지 긴장 수위를 다시 고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용 실장 후임으로는 서훈 국정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서 원장이 안보실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고, 본인도 희망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최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사퇴할 때 이미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파문 등으로 인해 사표 수리 시점이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안보라인 개편의 마지막 퍼즐은 국정원장이다. 서 원장이 안보실장으로 옮길 경우 국정원장 후임자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서 원장 후임으로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임명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임 전 실장 측은 “근거도 없고 출처도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통일부 장관으로는 이인영 의원이 유력하다. 청와대는 최근 이 의원이 대한 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정치인 출신 장관이 통일부를 이끌어야 남북 관계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여당 원내대표를 맡아 정치력이 있고, 평소 남북 관계에 관심을 가져온 이 의원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안보라인 개편은 부처 장관과 청와대 참모 인사가 맞물려 있다. 이 때문에 국정원장 후임을 찾지 못할 경우 외교안보 인사 전반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