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접속률 아직도 10%대…진짜 5G는 내년에나?

입력 2020-07-01 06:00


5G 스마트폰 사용 시간 중 실제 5G 망에 연결되는 시간은 전체 10%대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이통 3사는 ‘진짜 5G’로 불리는 단독모드(SA)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 가입자 정체 등으로 연내 상용화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영국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이통 3사의 ‘5G 가용성(Availability)’ 지수는 SK텔레콤이 15.4%, LG유플러스 15.1%, KT는 12.5%로 나타났다. 이는 5G 요금제 가입자가 전체 스마트폰 사용 시간에서 5G 망에 접속된 시간의 비율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5G 사용자임에도 스마트폰 사용 시간 대부분이 4G(LTE) 망에 접속해 있다는 뜻이다.

5G 네트워크는 크게 단독모드(SA)와 비단독모드(NSA)로 분류된다. 국내에서 상용화된 5G는 NSA 모드로, 5G가 연결되지 않는 곳에서는 LTE 망으로 접속이 전환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주요 상권을 제외하면 5G 커버리지(서비스 범위)가 미치지 않는 곳이 많은 데다, 인빌딩(실내) 네트워크 망 구축에도 어려움이 있어 LTE망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통 3사는 5G SA 도입을 위해 기술 검증에 나서고 있지만 당장 실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5G 가입자가 늘지 않으면서 설비 확충에 대한 의지도 줄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월말 기준 5G 가입자는 3사 통합 687만6914명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은 올해 5G 가입자가 600만~700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근 전망치를 10~15%가량 하향 조정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5G 가입자 비중이 연말까지 전체 가입자의 25%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위축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이통 3사는 상반기 망 투자규모(CAPEX)를 당초 2조7000억원에서 4조원 규모로 대폭 확장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이 위축되면서 1분기 투자규모는 1조881억원 수준에 그쳤다. SA 모드 도입에 필수적인 단말기 제조사, 통신장비업체 등과의 테스트 과정도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방송통신위원회의 불법보조금 지급 관련 과징금 부과 결정도 앞두고 있어 이통업계의 사업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대 700억원대의 과징금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업계는 잔뜩 움츠린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무선통신 품질은 측정환경과 방법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높은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항변한다. 과기정통부가 이달 발표할 5G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기관의 측정 서버가 해외에 있어 공신력 부분에서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며 “국내 5G 속도와 연결 비율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는 세계 최상위권”이라고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