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청년의원의 인국공…“기득권 분노 청년들에 공감해야”

입력 2020-06-30 16:00 수정 2020-06-30 17:00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청년 의원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화 사태에 관해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이해하고 청년들의 분노에 공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일부 의원은 인국공 등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 기득권화가 기저로 작용해 감정적인 문제가 됐다는 게 본질이라고 봤다. 또 논리적 설득에 앞서 청년들에게 ‘미안하다’는 메시지 없이 방치하면 부정적 여론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30대 민주당 의원은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본질적인 원인은 공공기관이 신의 직장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며 “실제로 공공기관의 중요도보다 청년들의 선망이 큰 직업이라는 게 기저에 있어서 감정적인 영역이 돼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리적인 반박에 앞서 청년들의 상황에 공감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김남국 의원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입장에서 단 한자리의 정규직도 엄청나게 큰 것”이라며 “청년들이 취업난으로 고생하는 상황에서 타인의 쉬운 취업을 불공평하다고 말하는데, 그걸 논리적으로 반박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이 청년들에게 미안하다고 하면서 함께 공감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인국공 건은 윤미향 의원 사건보다 더 치명적인 일”이라며 “청년들의 상처가 오래가면 다음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국공 사태가 청년들의 이해관계에 직접 닿아있는 취업 이슈이기 때문이라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는 것이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국공의 미숙한 일처리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국민 설득 과정 없이 인국공 정규직화 문제를 꺼내야하는지 의문”이라며 “모든 사람을 다 정규직화 해주는 것처럼 해버리는 건 급작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젊은 의원들은 다만 인국공 정규직화에 관해 문재인정부의 기조에는 동의했다. 한 의원은 “경험이 많은 협력사 직원을 정규직화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고 했다. 다만 “정규직화를 위해선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제를 달았다. 장경태 의원도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동안 쌓아온 경험, 전문성 등이 정규직 채용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의 반대여론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장 의원은 “언론과 미래통합당이 청년 일자리를 빼앗고, 로또 취업 즉, 노력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