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청년 의원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화 사태에 관해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이해하고 청년들의 분노에 공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일부 의원은 인국공 등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 기득권화가 기저로 작용해 감정적인 문제가 됐다는 게 본질이라고 봤다. 또 논리적 설득에 앞서 청년들에게 ‘미안하다’는 메시지 없이 방치하면 부정적 여론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30대 민주당 의원은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본질적인 원인은 공공기관이 신의 직장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며 “실제로 공공기관의 중요도보다 청년들의 선망이 큰 직업이라는 게 기저에 있어서 감정적인 영역이 돼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리적인 반박에 앞서 청년들의 상황에 공감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김남국 의원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입장에서 단 한자리의 정규직도 엄청나게 큰 것”이라며 “청년들이 취업난으로 고생하는 상황에서 타인의 쉬운 취업을 불공평하다고 말하는데, 그걸 논리적으로 반박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이 청년들에게 미안하다고 하면서 함께 공감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인국공 건은 윤미향 의원 사건보다 더 치명적인 일”이라며 “청년들의 상처가 오래가면 다음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국공 사태가 청년들의 이해관계에 직접 닿아있는 취업 이슈이기 때문이라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는 것이다.
인국공의 미숙한 일처리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국민 설득 과정 없이 인국공 정규직화 문제를 꺼내야하는지 의문”이라며 “모든 사람을 다 정규직화 해주는 것처럼 해버리는 건 급작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젊은 의원들은 다만 인국공 정규직화에 관해 문재인정부의 기조에는 동의했다. 한 의원은 “경험이 많은 협력사 직원을 정규직화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고 했다. 다만 “정규직화를 위해선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제를 달았다. 장경태 의원도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동안 쌓아온 경험, 전문성 등이 정규직 채용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의 반대여론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장 의원은 “언론과 미래통합당이 청년 일자리를 빼앗고, 로또 취업 즉, 노력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