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난이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고교 입시에 사용돼온 석차백분율 제도는 개선·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3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수능 난이도는 현저하게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더구나 코로나19 국면에선 당연히 그렇게 돼야 하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에는 전형 개발 등 협조를 요청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실무협의회의 수능 난이도 조정 안건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전 영역에서 고난도 문항 출제를 최소화하고 탐구영역 과목 간의 난도 차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육감은 또 서열화와 교육격차 해소를 강조했다. 서열화 해소를 위해선 최근의 국제중 재지정 평가를 언급하며 석차백분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국제중이 학교 체제 차원의 서열화라면 석차백분율 제도는 교육과정 차원의 서열화 문제”라며 “2012년 도입된 중학교 성취평가제의 취지를 퇴색시킨다”고 지적했다.
성취평가제는 절대평가 방식의 성적평가 제도다. 반면 석차백분율제는 상대적 서열에 따라 1~9등급을 매기는 방식이다. 2012년 이후에도 후기 일반고 등 일부 고교 입시에는 석차백분율제가 활용됐다. 석차가 일정 수준에 미달하는 학생들을 가려내는 용도로 쓰인 것이다.
조 교육감은 교육격차 해소와 관련해서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강화, 난독·경계선 지능 아동 지원팀 신설을 제시했다. 그는 “(학교 밖 학생의) 검정고시 지원 등을 돕기 위해 별도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며 “거점형 도움센터 구축, 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 제공, 검정고시 지원단 운영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2학기 학사운영은 큰 틀에서 1학기와 동일하게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탄력적으로 병행할 전망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금도 충분히 학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고 있다”며 “등교수업 일정을 더 줄이면 학교로서의 최소한의 정체성이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