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출사표’ 정치 편향 논란에 北 조롱 “거참 신통”

입력 2020-06-30 15:37
드라마 '출사표' 메인 이미지. KBS 홈페이지 캡처

KBS 2TV가 선보이는 새 수목드라마 ‘출사표’가 정치 편향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해 북한이 “그것 참 신통한 영화”라며 옹호하고 나섰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30일 ‘조롱거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어수선한 남조선에서 볼만한 구경거리가 예고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 연속극의 예고편을 먼저 본 사람들이 그것 참 신통한 영화라고 극찬했다”고 적었다.

매체는 “희세의 파쑈 통치로 온 남조선 땅을 살벌한 암흑 천지로 만들어놓고 특대형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여성들을 희롱한 미래통합당이 TV연속극의 부정역으로 형상된 것은 너무나도 응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래통합당이 (이 드라마의) 극대본을 누가 썼으며 누가 연출하였는지 책임을 묻겠다고 복닥 소동을 피우고 있는 건 ‘긁어부스럼’이며 오히려 저들의 허물을 동네방네 들고 다니는 꼴이 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앞서 미래통합당 미디어국이 지난 25일 “뒤가 구린 캐릭터는 보수정당 쪽에 배치하고, 정의로운 캐릭터는 진보정당 쪽에 배치해 ‘진보는 선, 보수는 악’이라는 허황된 구도를 설정했다”는 내용의 논평을 낸 데 대한 비판이다.

수전 전 '출사표' 인물소개. KBS 홈페이지 캡처

다음 달 1일 첫 방송되는 ‘출사표’는 취업준비생 여주인공이 취업 대신 구의원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공식 홈페이지 등장인물 소개에 따르면 가상 정당인 ‘애국보수당’과 ‘다같이진보당’이 등장하는데, 애국보수당 소속 정치인은 음모를 꾸미거나 갑질 도박 성희롱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반면 다같이진보당 소속 정치인은 기부나 봉사활동을 실천하는 정의로운 인물로 묘사됐다.

이에 대해 통합당 측은 “문재인 정권 나팔수 방송을 자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KBS가 이제 드라마마저 정권 프로파간다에 활용하고 있다”며 “아이러니한 건 ‘출사표’에 등장하는 애국보수당의 소속 인물 소개 내용이 다름 아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사들을 연상시킨다”고 반발했다.

논란이 일자 드라마 제작진은 등장인물 소개 문구를 일부 수정하고 해명문을 냈다. 제작진은 “극 중 당적을 가지고 나오는 인물들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대부분 선한 인물로 설정돼 있지 않다”며 “오히려 정치적 성향이 없는 무소속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워 진보·보수 양측의 비리들을 파헤치고 풍자하는 코미디를 추구한다”고 해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