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홍콩 국가보안법’을 30일 통과시켰다. 홍콩 민주화 시위 주역인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이어질 신변 위협을 위해 당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조슈아 웡은 이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홍콩보안법을 가결한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서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당에서도 탈퇴해 개인 자격으로 신념을 실천하겠다”며 “엄혹한 운명이 눈앞에 놓인 상황에서 앞날을 헤아릴 수 없게 됐지만 이를 짊어지려는 용기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홍콩보안법이라는 악법 통과와 인민해방군의 ‘저격 훈련’ 공개 등 홍콩 민주 진영은 이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10년 이상의 투옥과 가혹한 고문, 중국 본토 인도 등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안법은 인민해방군과 함께 저격수처럼 참수하러 오고 있다”며 “홍콩에서 민주항쟁을 하면서 생명과 안전을 걱정하는 것은 더이상 난센스가 아니다”라고 썼다. 이날 조슈아 웡과 함께 활동했던 당원 아그네스 차우(周庭)와 네이선 로(羅冠聰) 전 주석 등도 이날 당 탈퇴 의사를 밝혔다.
이날 통과된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의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지난 28일 웨이보 공식 계정에 홍콩 주둔 중국군 소속 저격수들이 실탄 훈련을 하는 장면을 공개해 일종의 ‘무력 위협’을 가한 바 있다.
조슈아 웡은 2014년 발생했던 ‘우산 혁명’의 주역이었다. 당시 시위대는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79일간 내왔다. 그때 조슈아 윙은 17살에 불과했으나 하루 최대 50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또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가 있었을 때도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 의회가 홍콩 인권·민주주의법(홍콩인권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때문에 조슈아 윙은 중국 정부의 ‘블랙리스트 1호’에 올랐다. 현재 일부 중화권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슈아 웡을 비롯한 민주화 인사 54명의 이름이 적힌 ‘체포 리스트’가 나돌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