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웡 잡혀가나 “곧 내 목소리 들리지 않아도…”

입력 2020-06-30 15:12
(홍콩 AFP=연합뉴스) 홍콩 민주화운동을 이끄는 조슈아 웡 데모시토당 비서장이 3일(현지시간) 홍콩 의회인 입법회 앞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저지에 유럽 지도자들이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슈아 웡(黃之鋒)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잡혀갈 위기에 처했다. 조슈아 웡은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 중 한 명이었다. 그는 30일 자신의 SNS에 자신이 비서장을 맡고 있는 데모시스토당(香港衆志)에서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내 목소리가 당장 들리지 않아도 국제사회가 계속해서 홍콩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자유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조슈아 웡은 “홍콩보안법이라는 악법 통과와 인민해방군의 '저격 훈련' 공개 등 홍콩의 민주 진영은 이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10년 이상의 투옥과 가혹한 고문, 중국 본토 인도 등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가 지난 28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공식 계정에 홍콩 내 모 지역에서 실탄 훈련을 하는 장면을 공개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조슈아 웡은 “엄혹한 운명이 눈앞에 놓인 상황에서 개인의 앞날을 헤아릴 수 없게 됐지만, 이를 짊어지려는 용기를 가져야 할 것”이라며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자리에서 물러나고 당에서도 탈퇴해 개인 자격으로 신념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조슈아 웡은 2014년 79일 동안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한 ‘우산 혁명’의 주역이다. 당시 17세 나이로 하루 최대 50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를 주도했다. 그는 스스로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제정하면 가장 먼저 중국 당국에 체포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온라인에는 조슈아 웡, 네이선 로 등과 반중 매체 빈과일보를 운영하는 지미 라이(黎智英) 등 민주화 인사 54명의 이름이 새겨진 ‘체포 블랙리스트’가 나돌고 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