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구리시 지방의원 출신 최초 단체장인 안승남 구리시장은 취임 당시 ‘선거’라는 공개채용 시험을 통해 4년간 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일꾼’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안 시장은 권위주의적 사고를 내려놓고 시민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며, 행정에 있어 투명성과 정보공개를 원칙으로 2년간 구리시를 이끌었다.
올 상반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기간이 다소 흘렀지만, 구리시는 집합, 연수 등 행사성 분야를 제외하고 6대 분야 92개 공약사업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있다.
안 시장은 주요사업에 대해서는 본궤도로 올리고, 할 수 없는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새로운 사업으로 변경·추진하는 등 결단력을 보이고 있다.
구리시민의 ‘일꾼’ 안 시장이 민선 7기 취임 후 2년간 시민을 위해 노력한 주요 사업들을 살펴본다.
◇ ‘시민 행복’ 위한 다양한 시책 추진
민선 7기 구리시는 과거 일반적이었던 무분별한 보여주기식 대규모 토건 사업을 지양하고 모든 행정의 중심을 ‘시민 행복’에 방점을 뒀다. 미래 비전인 ‘구리, 시민행복 특별시’로 결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구리시는 면적이 33㎢에 불과한 전국에서 손꼽히는 작은 자치단체다. 이렇다 할 사업체도 없는 주거형 도시이다 보니 지방세 수입이 빈약해 재정자립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녔다.
안 시장은 이 같은 구리시의 주변 여건을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시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일자리경제, 복지, 문화교육, 건강체육 등 행복시책에 집중했다.
지역경제를 견인할 ‘갈매지식산업센터’는 스타트업 등 500여개 기업을 유치하는 민·관 합동사업으로 오는 10월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2022년 하반기 완공되면 우수한 인재들이 창의적인 신기술을 연구하고 땀 흘리는 혁신 창업 생태계 거점 공간으로 활용된다.
일자리 정책으로는 구리시청년창업육성과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고자 창업교육 및 창업공간 지원 등 청년창업지원센터 운영을 활성화했다. 7월에는 상권관리기구인 ‘상권활성화 재단’이 출범돼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지역상권 살리기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구리비전 2035 장기발전계획 설정
구리시는 ‘구리비전 2035 장기발전계획’을 통해 지역 특성, 여건 변화의 대응방안과 분야별·권역별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더 오래 살고 싶은 건강행복도시, 손잡고 성장하는 스마트 경제도시, 환경을 지키는 지속가능 도시, 한국사를 배우는 교육관광도시, 시민이 함께 만드는 협치 공동체 등 5개의 발전목표를 바탕으로 24개의 정책과제와 159개의 전략사업이 총망라됐다.
더 오래 살고 싶은 건강행복도시 조성을 위해 사회복지통합관리시스템 구축사업, 건강생활 실천 시민 인센티브 제공사업 등을 추진해 1인 가구 등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건강이 최선의 복지라는 기조를 확장하여 건강 중심의 행복 도시를 조성할 예정이다.
스마트 경제도시 조성을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주도의 디자인 인력을 양성하고,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과 푸드테크 사업을 추진해 제조업 기반이 약한 전형적인 소비도시에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해 성장하는 경제도시를 지향한다.
환경을 지키는 지속가능도시 조성을 위해 구리남양주 에코커뮤니티사업, 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 사업, 낙후지역 재정비(인창동, 수택동) 등을 추진해 친환경 주거환경 조성과 생태환경 보전 및 에너지 순환 도시건설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로 발전시킨다.
한국사를 배우는 교육관광도시 조성을 위해 온달장군 역사문화콘텐츠 개발사업, 갈매동 전통문화특화지역 조성, 빛·허브 식물을 활용한 건강한 빛 축제 개최 등을 추진해 지역주민의 문화 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경기 동북권 관광자원을 연계·추진한다.
시민이 함께 만드는 협치공동체 조성을 위해 시민연구단에 의한 정책연구를 진행하고, 계약제도 개선으로 지역기업 육성, 빅데이터 센터 운영 등을 추진한다. 민·관 협치를 실현하고 성숙한 시민 중심의 민주주의 실현을 담고 있다.
◇ GWDC 종료…‘AI 플랫폼 스마트시티’ 추진
구리시는 최대 현안사업인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사업에 대해 최근 포기를 선언했다.
구리시는 13년간 GWDC 사업에 공들였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 삼일회계법인의 재무·경제성 분석 용역에 따르면 이 사업을 수행할 사업시행 주체나 투자 주체를 확인하지 못했다.
GWDC 사업의 현주소는 휘황찬란한 그림에 불과할 뿐,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설령 이 사업이 추진된다고 해도, 토지수용 단계 이후에서 잠시라도 현금흐름이 막힌다면 구리시는 어쩔 수 없이 ‘부도 사태’를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치명적 위험도 함께 지적했다.
결국 재무·경제성 분석결과는 무의미하므로 최근 트렌드와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하도록 제언했다.
이에 구리시는 지금까지 채웠던 단추를 모두 다 풀고 첫 단추부터 다시 올바르게 채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용역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GWDC 사업에 대한 미련을 더 이어가지 않고 종료키로 했다.
대안으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휴먼 뉴딜이 연계되는 한국형 뉴딜의 스마트시티 조성 등 AI(인공지능) 플랫폼 중심의 도시개발 사업으로 변경했다. 시는 투명하고 정직하고 공정한 공모절차를 거쳐 신속·정확하게 원점에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사통팔달 안전한 교통행복도시
안 시장은 시민의 삶의 질과 직접 연관성이 있는 교통환경 개선에 대해 크게 관심을 쏟고 있다.
2015년 12월부터 공사가 시작된 지하철 8호선(별내선)은 총연장 12.9㎞, 정거장 6곳에서 구리시 구간은 8㎞ 약 62%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사업 시행 구간인 3공구, 4공구, 6공구에서 구리시 구간 평균 46% 공정률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정거장 3곳 설치도 성사 가능성을 높인다.
또한, 구리시는 인근 신도시 지역개발로 인한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서울지하철 6호선을 연장해 8호선 환승을 추진하고자 지난해 5월 구리시, 남양주시 등 5개 기관 공동으로 ‘수도권 철도망 확충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건의한 상태다.
향후 지하철 9호선 구리선 연장, 광역급행철도 GTX-B노선 구리시 연장 등 철도망 확충에 시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시민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고 시민 행복이 증대될 수 있도록 국회, 국토부, 경기도 및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사통팔달 철도교통 중심 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
안승남 구리시장은 “취임 당시 세웠던 목표도 주변 도시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해진다거나 일등 도시가 되겠다는 거창한 것이 아닌 과거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을 지켜나가고 주어진 환경 속에서 나를 비롯해 모두가 행복을 누리면서 균형 있게 발전하는 것이었다”며 “코로나19는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는 창의적인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를 잘 활용해서 대한민국 ‘강소도시’ 도약의 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구리=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